깡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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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총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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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민 기자의 단어 너머 세상



2010년 최고의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더불어, 내가 잘사는건지 못사는건지,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옳고 그름의 기준은 무엇인지 헛갈려, 책 속에서 답을 찾던 1년이었다. 세상이 복잡하고 험난할수록 인문·사회과학은 많이 읽힌다. 좋은 책들 많이 팔렸던 2010년의 쓸쓸한 이면이다. 아구아구 이 곶감보다 무서웠던 호랑이해!


지난해 유난했던 이상기온이 전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덥거나, 너무 비가 많이 오거나, 너무 눈이 많이 왔다. 앞길 모르고 펑펑 에너지 낭비한 결과다. 지구는 계속 빙하 녹은 물에 잠길 것이고, 엘리뇨-라니뇨 남매의 변덕은 심해질 것이다. 호랑이보다 몸집도 쬐끄만 토끼가 잘 버텨줄런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봤던 지난해였다. 대작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얼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목마른 감동이 예능에서 대세가 됐지만, 그만큼 연예인들의 구설수에 얼룩(얼룩?)졌던 한해였다. 4대강이나 전대통령 비자금, 천안함 등을 다룬 시사프로그램들이 정치권과 대립하다 불방 등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호랑이해, 크고 험하게 펄쩍대는 호랑이 덕분에 토끼같은 소시민들 마음 많이 다쳤다. 요..요.. 못된 호랭이!


먹이사슬이며 각 단계 개체수를 맞춰가며 생태계는 돌아간다. 호랑이도 소중하고 토끼도 소중하지만, 그래도 ‘어흥~’ 보다는 ‘깡총!’이 더 많은 2011년이 되면 좋겠다. 천상천하유아독존 저 잘난 맛에 사는 호랑이보다는 엄마토끼, 아빠토끼, 이웃토끼들과 함께 잘 사는 온유하고 평화로운 토끼해가 되길 기도한다. 꼬북이랑 경주하다 잠이나 퍼자는 게으름뱅이 아니냐고? 뭐 어떤가, 너무 바쁜 우리, 한번쯤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 달콤한 낮잠 한숨 정도자가면서 사는 게. 낭만도 풍류도 휴식도 다 챙겨 그 힘으로 달려보면 되지, 깡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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