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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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하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3.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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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3

평생을 전쟁터에서 지내온 한 용맹한 장군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도자기 한 점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참으로 귀한 물건이라 그는 그것을 늘 곁에 두고 아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도자기를 들고 어루만지다가 “아차!” 하는 순간 하마터면 그것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도자기는 깨지지 않았지만 장군은 한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잠시 뒤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장군은 스스로가 퍽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숱하게 목숨을 걸고 싸울 때도 두려움을 몰랐는데 아무리 좋기로서니 고작 도자기 하나에 이렇게 간담이 서늘해지다니… 그는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그 진귀한 도자기를 집어 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위에서 장군이 부숴버린 것은 도자기가 분명하지만, 그가 부순 것은 실은 그 물건에 대한 깊은 애착(愛着)이었습니다. 백전노장이었던 그가 두려움에 휩싸인 것은 자기가 아끼고 사랑해마지않는 물건이 손상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듯, 무언가에 애착하는 마음은 반드시 두려움을 불러들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어떤 두려움과 공포가 온다면 그것을 없애기 위해 힘겹게 싸우기보단, 지금 내가 무엇을 애지중지하고 무엇에 끌려있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애착(愛着)을 놓는 것이 올바른 공부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리 강한 의지로 단단히 결심한다 해도 무언가에 애착이 있는 마음에서 두려움은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요즘 우리가 예전세대보다도 훨씬 잘 먹고 잘 살면서도 내 마음의 평안(平安)과 자유(自由)를 누리는 사람이 적은 것은, 잘 살게 될수록 더욱 더 재색명리(財色名利)에 끌리고 자기에게 더 깊이 애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진 게 더 많아질수록, 저마다 외모를 더 아름답게 가꿀수록,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애착은 더욱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늘도 숱한 욕망의 포로가 되어, 대도정법(大道正法)의 큰 가르침을 등지고 내가 내 스스로 속박하여, 정작 쉽사리 <마음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불자의 수행(修行)이란 결국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끝없는 생사고락(生死苦樂)의 사슬을 끊고 길이 윤회를 벗어나자는 것[成佛]이며, 다른 이들도 모두 마음의 자유를 얻고 생사윤회를 벗어나도록 도와서 다함께 성불로 가자는 것[濟度]입니다. 그러니 지금 무엇이 나를 꽁꽁 묶어서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지, 무엇이 나를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지를 늘 스스로 돌아봐야겠습니다. 비록 날마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쾌락을 누리며 산다 해도, 우리의 마음바탕[本性]에 깃들어있는 참다운 <마음의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우리네 삶이란 결국 허망한 한편의 연극(演劇)으로 끝나고 마는 것 아닐까요.



인종애욕생우 종우생외 무애즉무우 불우즉무외(人從愛欲生憂 從憂生畏 無愛卽無憂 不憂卽無畏) 「사람은 애욕으로부터 근심이 생기고 근심으로부터 두려움이 생기나니, 애욕이 없으면 근심이 없고 근심치 않으면 두려움이 없다.」《사십이장경》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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