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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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마음이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6.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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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경일 교무 ,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종교가 무너지고 있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권위적 조직과 권력의 형상을 한 종교들의 몰락을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하늘높이 솟은 거대첨탑과 울긋불긋 단청과 황금의 불상들이 세계 곳곳에 일고 있는 새로운 영성문화의 흐름과는 어떤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비콕스 같은 세계적인 신학자도 그의 저서 ‘종교의 미래’에서 새로운 형태의 기독교의 부활을 말하고 있다. 불상과 신앙의례 중심의 전통불교가 미국에서 선과 명상불교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도 눈여겨 볼만 하다.


대종사님은 새 회상 원불교의 개교에서부터 이를 충분히 간파하신 듯 하다. 그는 부처님을 ‘성인 중에 성인’이라 찬탄하시고 불법(佛法)을 ‘천하의 대도’라고 찬양하시면서도 불상을 신앙의 대상에서 끌어내렸다. 출가 승(僧)의 권위와 장벽도 무너뜨렸다. 세간과 출세간 가치의 회통과 통합을 주창했다. 장차 시대 인심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교혁신을 단행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스트레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라며 “국민소득 증가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스트레스 산업이 일어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이제 명상과 영성이란 단순하게 종교적 틀에만 갇혀있는 의미가 아니다. 인간의 가치, 감성과 사고 등을 모두 포함하며 이와같은 스트레스 산업규모가 이미 1조원을 넘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부의 중심에 서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미래학자는 21세기 문명의 미래를 이렇게 말한다. ‘미래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식주의 문제가 거의 해결된다. 그렇다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속단하지는 말라.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이 등장하여 우리를 다시 근심에 빠뜨릴 것이다. 즉, 미래 사회의 새로운 근심은 상당부분 영성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인간 존재의 고민, 빚과 소비 중독에 대한 근심,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다.’


원불교 100년 성업을 앞두고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는 가을 오픈을 앞둔 ‘미주 원달마센터’는 세상의 이런 기대를 담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3월 문을 연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역시 이와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물질문명의 풍요속에 웰빙과 자연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분열을 일삼고 권위적이고 고답적인 종교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세계를 통합하고 심신을 통합하고 영성과 생활을 통합하며 간이한 수행문화를 앞세우는 생활종교 형태의 새로운 종교문화가 싹 트고 있다. 인류의 새로운 삶과 문명방식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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