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선법의 이론과 실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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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선법의 이론과 실제 1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6.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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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20

무시선은 4대 교리표어와 교가가사에 실려 있는 원불교수행법의 진수(眞髓)입니다. 소태산대종사께서 “닦는 법만 자상히 알고 보면 괭이를 든 농부도, 마치를 든 공장(工匠)도 할 수 있다”고 밝혀주신, 우리 교법의 백미(白眉)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렵게 생각하지만 그 요점은 아주 간단합니다. 즉 “밖으로 천만경계를 대하되 부동함은 태산과 같이 하고, 안으로 마음을 지키되 청정함은 허공과 같이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마음이 “동하여도 동하는 바가 없고, 정하여도 정하는 바가 없이”되어서, “육근을 작용하는 바가 다 공적영지의 자성에 부합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일원의 진리요 자성의 원리인 공[定] 원[慧] 정[戒]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무시선 상태의 마음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수도인으로서 이를 표현하자면 “망념과 분별 집착이 끊어져 텅 비고 지극히 고요하며, 이와 동시에 공적영지가 두렷이 떠서 활활 살아있음이 마치 온몸에 눈[眼]이 달린 듯 하고, 몸 전체가 온 우주와 간격 없이 함께 움직이는 듯 하며, 매순간 생생하게 깨어있으되 도무지 마음 간(머문) 곳이 없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시선을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의 경우에서 본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행(行): 잡념 없이 걸으며, 자신이 걷고 있음을 알고 나아갈 길을 알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과 밖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주(住): 잡념 없이 서있으며, 자신이 서있음을 알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과 밖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좌(坐): 잡념 없이 앉아있으며, 자신이 앉아있음을 알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과 밖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와(臥): 잡념 없이 누워있으며, 자신이 누워있고 깨어있음을 알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과 밖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어(語): 잡념 없이 말하며, 자신이 말하고 있음과 말하는 내용을 알고, 자신이 말하고 있는 소리를 들으며, 상대방을 보면서 자신이 그를 보고 있음을 알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말하고 있는 가운데 마음 머문 곳이 없다.


묵(默): 말없이 있되 잡념이 없으며, 자신이 잠자코 있음을 알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에도 밖에도 머물지 않는다.


동(動): 잡념 없이 일을 하며, 자신이 일하고 있음을 알고, 해나갈 방향도 알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과 일의 경계가 같지도 다르지도 않아서, 마음이 안에도 머물지 않고 일에도 머물지 않는다.


정(靜): 고요히 있으되 잡념이 없으며, 자신이 고요하게 있음을 알고, 고요함에 머물러 즐기거나 고요함에 끌려있지도 않으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되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며, 마음이 안에도 바깥에도 머물지 않는다.



이와 같은 무시선의 작용은 텅 비고 두렷하며 바른[空圓正] 우리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것으로써, 삼학병진의 무시선법을 바르게 알고 닦으면 누구나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는 수행경로입니다.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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