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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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진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9.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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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28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멸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오탁(五濁) 중생들이 갖가지 악업으로 삼계를 윤회하며 벗어날 때가 없을 것입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후세 중생들을 위하여, 한 맛이고 결정적인 진실을 일러주시어, 저 중생들이 한결같이 해탈케 해주시옵소서.」


「선남자여, 만일 중생을 교화하려면 마구 변화하는 마음이 나지 않게[無生] 해야 하나니, 그 마음이 나지도, 흔들리지도 않게 하면 그 교화가 큰 것이니라. 저 중생들에게 모두 ‘마음’과 ‘나’를 여의게 할지니, 일체의 ‘마음’과 ‘나’는 본래 공적(空寂)한 것이니라. 만일 공한 마음을 얻으면 마음이 환상(幻像)처럼 변하지 않으니, 환상도 없고 이러한 변화도 없으면 곧 무생(無生: 남이 없음, 윤회가 없음)을 얻을 것이니, 윤회가 없는[無生] 마음은 변화가 없는 데에 있느니라.」《金剛三昧經》



사람은 대개 중년쯤 되면 철학이나 지식 등, 무언가를 많이 아는 것만으로 저절로 행복해지진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누구나 제 스스로 행복하면 되는 것이지만, 그 행복을 자기 뜻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어느 때 잠깐 행복했다가도 그 행복감이 얼마 못가 사라지는 것은, 스스로 그 마음을 부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건축물에 골조(骨組)가 있는 것처럼, 성인들의 가르침에도 반드시 그 안에 핵심(核心)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선 이것이 곧 ‘마음’이며, 이 마음을 ‘닦고 깨치고 쓰면서’ 진리와 하나가 되는 공부가 곧 선(禪)입니다.


위에서 한 제자가 부처님에게 중생들이 해탈할 수 있도록 ‘한 맛이고 결정적인’ 진실을 일러달라고 청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무생’의 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란 본래 공적(空寂)한 것이기에, 여기에 아무 것도 담아두지 않고 일체 생각에 머물지 않으면 곧 무생입니다. 중생의 마음을 이렇게 되도록 하면 큰 교화라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의 경지는 정말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는 보통사람도 생활 속에서 그와 비슷한 상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밖에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문득 고개를 돌려서 바라보는 그 순간, 또는 문득 고개를 들어 높푸른 하늘을 쳐다보는 그 순간, 보통 사람들도 흔히 분별과 집착이 사라진 때를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그 순간이 아주 짧고 저도 모르게 지나가버려서 잘 느끼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부처님은 우리의 마음이 ‘남이 없는[無生]’ 공적함을 얻으면 윤회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날마다 천만분별과 주착에 매여 사는 중생의 마음은 스스로 고해의 삶이요, 공적한 마음의 본래자리에 머물러 살아가면 필경 해탈과 성불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경전에도 이미 나와 있는 가르침입니다. 정전 무시선법에, 진공묘유로써 체와 용을 삼아 (밖으로) 태산처럼 부동하고 (안으로) 허공처럼 청정하면 필경엔 ‘생사자유와 윤회해탈과 정토극락’을 얻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산종사께서도 「마음이 허공같이 비고 보면 윤회의 승강을 벗어난다」고 확인해 주셨습니다(원리편 22장). 이처럼 범부중생이 해탈성불로 가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본래 공적한 자기 마음자리를 잘 지키는 것이 곧 우리에게 가장 큰 불사(佛事)가 되는 것입니다.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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