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명절은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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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명절은 '가족'입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0.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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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나데프랑크 은혜의 프랑크푸르트!

오늘 우리 교당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보니 지난 해 입교하여 열심히 카페에 법회소식을 올리며 마음공부 하는 교도님의 글이 눈에 띕니다. “… 이제 열흘만 있으면 추석입니다. 해마다 무의미했던 추석이 원불교를 만나고는 갑자기 변했기에 기다려집니다…”라는 글귀였습니다.


서울에서 하루 지나 배달되는 신문에도 온통 추석이야기입니다. 해외에서 살다보니 달력의 빨간 날, 공휴일이 다릅니다. 당연 명절도 다르지요. 독일의 명절은 주로 성축일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부활절과 여타 모든 공휴일이 기독교의 축성일입니다. 덕분에 예수님 승천일도 알게 되었습니다. 쉬는 날이라고 하여 알고 보니 모두가 그랬으니까요.


한국인을 교화하고 있는 해외교당이라면 대부분 합동향례를 모시겠지요? 우리 교당도 매년 추석이나 설날이면 합동향례법회를 열어서 온 가족이 다함께 부모선조 전과 형제ㆍ자매 전에 향을 사르고 정성을 모으며 우리의 명절을 함께 나누고 있지요. 한국은 오히려 명절에 온 가족이 다함께 하는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지요? 긴 공휴일 여행 가방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모습도 어제 오늘의 모습은 아니니까요.


독일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우린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 또한 독일인의 근면, 성실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삶은 참으로 가정적입니다. 퇴근하면 집과 정원을 관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크리스마스를 비롯하여 명절이면 온 가족이 다함께 부모나 형제의 집으로 모여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공휴일의 가게는 모두 쉬는 날입니다. 미리미리 시장을 봐두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급하게 달려가서 살 수가 없는 나라입니다. 독일의 명절은 가게 뿐 아니라 거리에는 사람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독일에서 살아가는 우리 교도님들도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교당은 일원가족이 다함께 차례를 지내고, 각 가정에서 한두 가지 정성껏 준비한 나물과 반찬 그리고 떡공양까지 건강한 밥상이 차려집니다. 이번 추석에는 2세 아이들을 위한 추석문화를 나누고자 송편빚기를 했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송편은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앞마당의 소나무에서 솔잎을 따서 송편을 쪘습니다. 아이들은 그 솔잎을 넣어 함께 찌는지 물었고, 어른들은 자연스럽게 명절음식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지요. 아이들은 다른 문화에 마냥 신기해합니다.


송편이 쪄지는 동안 어른과 청소년으로 팀을 나누어 윷놀이를 했습니다. 윷을 잘 던질 수 있게 아이들은 윷을 들고 법신불전에 가서 기도를 하기도 하고, 잘 던지는 어른에게 달려가 그 몸에 윷을 문지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건만 아이들은 지고 말았습니다. 윷놀이가 끝나고 아이들의 작품인 송편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궁글리고 비벼서인지 송편은 아주 쫀득쫀득했습니다.


송편을 먹으며 할아버지에게 어린시절 추석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른들은 추억에 잠기고 아이들은 가끔은 갸우뚱거리고 가끔은 크게 웃었습니다. 배꼽이 빠지도록 말입니다. 고국을 떠나 살고 있는 어른들, 독일에서 태어난 우리 자녀들 모두가 함께 지내며 오히려 한국에선 잊혀져가는 명절을 이곳 독일에서 되살리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독일에 살면서 오히려 명절개념이 생기는 듯 합니다. 둥글둥글한 보름달처럼 언제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 가득하세요.


최원심 교무/프랑크푸르트 교당 이야기 http://cafe.daum.net/wonfrankfr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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