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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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칼'이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3.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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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52

우리나라 성인 6명 가운데 1명이 일생동안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괴로움이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누구든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을 텐데, 이토록 죽을 생각마저 들게 하는 괴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마음은 마치 칼과 같습니다. 칼이란 아주 유익하고 좋은 물건이기도 하지만 또 지극히 위험하고 해로운 물건이기도 하지요. 그것은 칼이 본래 좋거나 나쁜 성질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칼을 쓰는 이에게 달린 것입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이는 그것을 잘못 써서 스스로를 괴롭게 하고, 또 어떤 이는 그것을 잘 부려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삽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누구든 아무리 칼을 잘(유익하게) 쓰려고 해도 먼저 칼의 원리를 알지 못하면 위험합니다. 내가 나에게 이롭도록 칼을 쓰려 해도, 만약 칼 잡는 법을 모르면 그 칼이 순식간에 나를 벨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도 그렇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도 마음의 본질을 모르면 마음이 그 주인을 베어서 괴로움에 빠지기도 하고, 심하면 죽음을 불러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칼은 우선 그 원리를 알아야 하고, 둘째로 칼을 쥔 채 정신을 팔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비로소 칼을 유익하게 쓸 수가 있습니다. 마음 쓰는 것[用心]도 똑같습니다. 마음의 본질을 알고[見性], 그것을 온전히 잘 지니고 있어야[養性], 드디어 잘 쓸 수 있습니다[率性]. 이 셋 가운데 어느 하나가 부실해도 ‘마음 쓰는 일’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만약 마음을 ‘쓰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견성과 양성을 가벼이 알면, 칼날과 손잡이를 모른 채 칼을 마구 쥐고 요리사의 능숙한 모습을 흉내 내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대종사께서 고경 한 귀를 인용하사 혜복 이루는 요도를 간명히 밝혀 주셨나니 곧 “자성을 떠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공부요, 응용에 무념하는 것이 가장 큰 덕”이라 하심이니라.」(법어 무본편 34장)



여기 지혜와 복덕을 이루는 법이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와 있습니다. 곧 자기의 성품을 떠나지 말 것이며, 사물(일)에 응하여(당해서) 마음을 쓸[應用] 때는 반드시 무념(無念)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무념이란 분별주착을 쉰 마음, 곧 자성 본래의 모습입니다. 때문에 ‘마음 잘 쓰는’ 법은 오직 우리마음을 ‘그 원래의’ 모습대로 잘 지켜서 사물에 응하는 것입니다.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는 분별로써 행하려 말고, 저절로 자기의 텅 빈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좇으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공부이며, 가장 큰 공덕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법문은 ‘마땅히 주한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법문과 같으니, 성인들의 가르침은 서로 차이가 없습니다.


강을 헤엄쳐가려는 사람은 먼저 물에서 뜨는 법을 알고[見性] 헤엄칠 힘을 기른 뒤에[養性] 앞으로 나아가게 될[率性] 것입니다. 요리도 칼의 구조와 칼 잡는 방법을 확실히 안 뒤에야 비로소 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공부는 어떻겠습니까.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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