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종법사 법인절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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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종법사 법인절 법문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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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보물

법인성사를 나투신 법인절을 맞아 소태산 대종사님을 비롯한 구인선진님께 지극한 감사를 올리며 오늘 이 시간이 우리 모두 다함께 보은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시길 염원드립니다. 우리 교단사를 살펴볼 때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이루신 대각성사도 있고, 방언공사를 하셨던 방언성사도 있고, 교법을 제정하고 선포하신 교법성사도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법계의 인증을 얻으셨던 법인성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원불교가 일체생령을 제도할 미래시대의 새 종교로서 법계에 서약을 올리고 인증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종교사에 있어서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이루시고 방언공사를 하시고 교법을 반포하셨다고 하더라도 법계로부터 인증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면 여러가지 크고 작은 어려움들에 봉착해 지금과 같은 큰 발전을 이뤄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구인선진들께서 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무여한 정신으로 기도정성을 다해 법계로부터 혈인의 이적을 얻어내셨습니다. 아마 구인선진님들의 법인성사의 공덕으로 우리 교단은 가는 곳 마다 법계의 호응을 얻고 어디서든 법계의 보호를 받는 그런 교단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어려운 교당들을 다녀보면 구인선진님과 같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께는 반드시 법계의 가호가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법인정신의 특징은 구인선진들이 함께 공동으로 법인성사를 이루셨다는 것과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일체생령을 위해 무아봉공 정신으로 헌신을 약속했다는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러한 법인정신을 잘 지켜나가야 만이 영원토록 법계의 가호와 위력을 얻어 나갈 수 있습니다.


법계의 인증은 어떤 의미로 보면 약속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관이나 법인을 인가받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요구조건을 갖춰줘야 하듯 우리 교단도 법계로부터 인증을 얻기 위해서는 법계가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줘야 합니다. 우리 교단이 법계로부터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구인선진들께서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대종사님의 교법정신을 실천해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을 앞두고 모든 재가출가 교도들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무아봉공에 더욱 힘써서 법계가 인증하는 대각도인들을 무수히 배출해 내고, 모든 인류가 다 함께 행복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래 전 정산종사님께서 열반에 드실 무렵 제자들에게 해 주신 법문을 듣고 ‘참, 정말 부럽다’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정산종사님께서는 젊은 시절 독공으로 몸을 상하신 탓에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하셨기 때문에 늘 제자들이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약을 다려 올리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산종사님께서는 특별기도를 올리자고 사뢰는 시봉진에게 “법계에서 아는 사람은 법계에서 알아서 하리니 이후 기도는 그만 두라”며 만류하셨습니다. ‘법계에서 아는 사람이니 법계에서 다 알아서 할 것이다’ 하는 이 말씀을 받들면서 법계가 알아주는 대 도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재가출가 교도님들 모두 오늘 법인절을 맞아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더욱 정진적공 하셔서 법계가 알아주는 대도인들이 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원불교 백주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원불교 백주년과 대산종사님 탄생 백주년이 거의 비슷한 시기입니다. 원기99년이 바로 대산종사 탄생백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오늘은 대산종사님께 입은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은하고자 대산종사님께서 생전에 해주셨던 법문을 하나를 법인절 기념으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 사람이 보배다


언젠가 한번은 대산종사님께서 상주하고 계시던 신도안을 찾아갔더니 우리가 시급히 갖추어야 할 천하의 보물에는 두 가지로 ‘인보(人寶), 인보(仁寶’를 나무판에 써 주시면서 천지가 광막하여 현묘한 진리와 무궁한 사물이 그 속에 가득하지마는 그중에 사람이 없으면 천지는 한낱 공각(空殼)에 불과할 것이요, 오대양 육대주에 수많은 인류가 살고 있지마는 그중에 인(仁)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면 능히 허공법계의 주인이 되어 천지만물의 위(位)를 바루고 시방삼계의 일체생령을 책임지고 구제할 수 없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여기에서 인보(人寶)란 ‘사람이 곧 보배’란 뜻으로, 대산종사님께서는 “앞으로 세상은 물질이나 시설이 보배가 아니라 사람이 바로 보배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좋은 시설과 건물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활용할 능력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장차 우리 교단의 미래가 달려 있으므로 혈심있는 사람을 찾아 날마다 진급하는 사람으로 키우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사람을 존공(尊公)하고 수도하는 사람을 숭덕(崇德)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풀이해 주셨습니다.



# 어짐이 보배다


또 인보(仁寶)란 ‘어짐이 곧 보배’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인은 자비심을 뜻하기보다는 우리 본래 마음인 도심(道心)을 가리키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보면 명명덕(明明德)이란 말이 있습니다. 수신(修身)의 이상은 본래 밝은 덕을 밝힌다는 말씀인데, 인보(仁寶)란 자성에 있는 밝은 덕, 즉 도심을 보배로 여기고 잘 챙겨서 보배로 삼자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재력가의 힘은 돈에서 나오지만 수도인의 힘은 바로 이 도심에서 나오기 것이어서 수도인에게 이 자리를 깨치고 보존하고 솔성하는 일은 보배 중 보배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대산종사께서는 ‘성리자리는 꿔다가 라도 봐야 한다’며 이 도심자리를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 자리를 알아야 진정한 덕이 나오고 진정한 지혜가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 회상에 와 수행정진을 하는 것은 바로 그 한마음을 알아서 잘 지키고 잘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왕궁가를 떠나신 후 하셨던 일이 바로 그 한마음을 깨닫고 전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별 볼 일 없이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한마음을 깨닫고 장양시켜 나간다면 그 사람은 부처님과 동행하는 사람입니다. 대산종사님께서는 하루에 네 번 도심을 챙긴다고 하셨습니다. 아침에 한번, 점심에 한번, 오후에 한번, 저녁에 한번, 이렇게 하루에 네 번씩 도심을 챙기고 수도를 하면 우리도 부처님과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무가지보(無價之寶)요 무량수(無量壽)입니다.



# 참는 것과 인증을 받는 것이


보배다


훗날 대산 종사님께서는 그때 말씀해 주셨던 인보(人寶)와 인보(仁寶)에 덧붙여 두 가지 보배를 더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람이 보배(人寶) 까닭은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주인이 없으면 세상은 공각(空殼)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보배다. 그런데 인보(人寶)의 자격은 인보(仁寶)·인보(忍寶)·인보(認寶)를 갖추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인보(忍寶)란 말 그대로 참는 것이 곧 보배라는 말씀입니다. 참고 또 참아서 결국은 참는다는 것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참는 것, 이것이 바로 대산종사님께서 말씀하신 인보(忍寶)입니다. 그런데 참으라고 했다고 해서 무조건 안으로만 참고 참아 몸 안에 사리탑을 만들 것이 아니라 나는 화나는 일이 있으면 더욱 열심히 일을 해서 밖에다 사리탑을 만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태산 대종사님의 심법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인보(認寶)인데 여기에서 인보란 인증을 받는 것이 보배라는 말입니다. 지금 내가 주위로부터 친구로 인정을 받고 있느냐, 착하다고 인정받고 있느냐, 도인으로 인정받고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부부나 가족관계와 같이 아주 허물없는 사이일지라도 그 사람은 정말 도인이야, 정말 욕심없는 사람이야 하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구인선진님들께서 법인성사를 이루신 법인절을 기념해 사람을 보배로 여기고, 대산종사님의 네 가지 보배에 대한 말씀을 바탕으로 자신성업봉찬에 더욱 힘쓰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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