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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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0.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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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85

‘평민이라도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벼슬 없는 재상(宰相)과 같고, 벼슬아치도 권세를 탐하고 지위를 팔면 끝내 벼슬 가진 걸인(乞人)이 된다.(平民肯種德施惠 便是無位的公相, 士夫徒貪權市寵 竟成有爵的乞人)’《채근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력후보들 사이에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말이야 백성이 주인인 나라지만, 현실은 권력을 가진 이들이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모든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이 세상 그 어떤 나라도 권력자보다 더 힘센 사람이 없습니다. 비록 임기가 지나면 그 자리를 스스로 물러나야하지만, 그곳에 오르려는 사람과 그 주위에서 또한 자기 뜻을 펼치려는 사람들은 생사가 걸린 듯 부딪치고 싸웁니다. 그렇게 얻은 권력을 나중에 다 쓰고 내려올 때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권력이 ‘남을 지배하고 복종시키는 것’이라면 수도(修道)는 ‘자신을 본래대로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을 내 뜻대로 부린다고 한들, 정작 자기 자신은 나날이 긴장되고 피곤하다면 복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람이 그리 될 수도 있는 까닭은, 진짜 즐거움이나 행복은 지위나 물질이나 몸뚱이가 아니라, 그것들을 부리는 이 ‘마음’에서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못나고 가난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분명 자기만의 행복이 있는 것이고, 반대로 권력과 돈을 맘껏 쓰는 사람도 남모르는 괴로움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너나없이 돈과 권력을 손에 넣어서 ‘나만, 우리만’ 행복하려고 기를 쓰지요. 그렇지만 사람의 욕망에는 진실로 그 끝이 없어서, 숱한 사람들이 남 보기엔 잘 사는 듯 보여도 실제로는 힘들고 지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생을 남보다 잘살기 위한 경쟁으로만 본다면, 어느 기간 동안 사람들 위에 앉아서 남들을 부리는 권력을 가져보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허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자유와 행복을 ‘만들어내는’ 힘을 갖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건 정말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아무도 빼앗지 못하는 무궁한 권력을 자기 손에 쥐는 것이니까요.



나 스스로 몸과 마음이 쾌락하니


홀연히 선도 악도 없어라


법신은 자재하여 방위가 없어


눈에 띄는 것마다 정각 아님이 없네


육진이란 본래 공적한 것인데


범부는 허망하게 집착을 내도다


열반과 생사가 평등한 것이거늘


세상에 누가 후하고 박하단 말인가


무위의 대도는 자연한 것이라


마음으로는 헤아릴 수가 없네.


(我自心身快樂 忽然無善無惡 法身自在無方 觸目無非正覺 六塵本來空寂 凡夫妄生執著 涅槃生死平等 四海阿誰厚薄 無爲大道自然 不用將心劃度)《5-6세기, 誌公和尙》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이런 ‘권력’을 한번 가져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사람들과 부딪치고 싸우며 겨우 손에 쥐었다 해도 고작 한 때 뿐, 결국 그것을 스스로 내놓고 떠나야하는 그런 권력 말고,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무한한 자유와 행복이 함께 있는, 내 안의 권력을 말이지요.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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