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코카 활동 (2004 ~ ) , - 유치원, 컴퓨터교실, 농업프로젝트, 도서관 등 (2004 ~ )
상태바
라마코카 활동 (2004 ~ ) , - 유치원, 컴퓨터교실, 농업프로젝트, 도서관 등 (2004 ~ )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03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아프리카의 어머니 김혜심 교무, "시아봉가, 꼬레아!" 24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한데 그땐 그렇게 무서운 줄도 몰랐지요.”


스와지랜드 까풍아에서 활동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교당 법회를 진행하는 한편, 라마코카의 원광유치원 개원 준비에도 한창인 2003년까지도 남아공 비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매주 국경을 넘어 다녀야했던 김혜심 교무는 토요일 오후 5시쯤에야 까풍아를 출발, 밤 12시가 되어서야 요하네스버그 교당에 도착하곤 했다. 당시 치안은 지금보다도 훨씬 열악했지만, 김 교무는 늘 칠흑같이 어두운 고속도로를 내달리곤 했던 것이다.


두려움도 아랑곳 않는 그 정성으로 문을 연 라마코카 원광유치원은 매년 3~5세 어린이들 60여명이 입학과 졸업을 하고 있다. 2012년 8회 졸업식까지 총 240여명의 어린이들이 졸업해 매년 홈커밍데이에 참석하며, 이미 중학생이 된 1회 졸업생들은 라마코카 원광센터의 컴퓨터교실·태권도클럽·도서실 등을 적극 이용하는 주인들로 자라고 있다.


까풍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라마코카의 원광센터의 활동은 한결 수월히 진행되었다. 매번 좌충우돌에 좌절을 거듭하던 까풍아와는 다르게, 초창기부터 서울교구 원불교 대학생 연합회 출신의 삼성물산 심태진 지사장이 재정관리를 맡아주는 등 남아공 교민·교도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이어졌던 것이다. 한번은 인근 러스텐버그의 광산 엑스트라타에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활동내역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이어 한달에 1백만원씩 2년동안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알고보니 계약을 맺은 POSCO의 자재구매담당이 모진섭 연희교당 교도회장이었던 것. 늘 깔끔하고 젠틀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그를 통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져왔던 차에, 모 회장이 라마코카의 원광센터 얘길 전해 그 큰 금액을 지원하기에 이른 것이다.


중고 펜티엄 15대가 모자랄 정도로, 라마코카 원광센터의 컴퓨터교실은 늘 성황이다. 오전 성인반, 오후 학생반을 나눠 기초적인 활용법을 가르친 결과, 도심의 쇼핑센터로 취업을 하는 등 라마코카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번은 있으나마나한 학교 도서관을 본 뒤엔, 한두권씩 모으고 후원받은 책으로 2009년 마을의 작은 도서실을 열어 책을 잘 접하지 못했던 주민들에게 지식 습득과 정서 함양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백인 농장의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가는 라마코카 사람들과 센터의 정원에서 농업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부족한 물을 해결하기 위해 우물을 파고, 잡풀과 동물들의 분뇨 등으로 퇴비를 만들고, 지질과 기후에 맞는 씨앗을 구입해, 이제는 채소와 과일이 무럭무럭 자라는 옥토로 변모시켰다. 처음엔 코웃음을 쳤던 주민들이 일부는 판매하고 일부는 에이즈 환자와 장애인 등 어려운 가정에 나눠주는 이 농업프로젝트에 너도나도 참여하려 줄을 선다. 4월 은혜나눔행사와 12월 유치원 졸업식에 맞춰 열리는 ‘농작물 품평회’와 2007년 시작한 ‘텃밭가꾸기 경연대회(Home Vegetables Garden Competition)’을 통해 더욱 활력을 띈 농업프로젝트는 빈둥대는 것이 일과이던 라마코카에 근면성실하고 건강한 의식도 함께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메마른 황무지에서 초록의 땀의 결실을 일궈내는 모습을 본 추장의 부인 헤르미나는 ‘녹색손(Green Hand)’이라는 애칭을 내려 원광센터와 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까풍아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막마을인 라마코카의 교육과 생활 수준 역시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2004년 유치원 개원과 동시에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 사업을 이어오며, 한국의 헌 옷가지와 기증 물품 나눔도 매년 펼치고 있는 라마코카 원광센터.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인·에이즈 환자 가정을 방문, 상담하는 재가 방문활동, 보건 위생 교육 등 김혜심 교무는 이 곳에 어떤 손길이 필요한 것인지 알고 차근차근 은혜의 걸음을 넓혀가고 있다.


원광센터의 이러한 활동은 원광유치원과 태권도교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인식의 변화도 불러일으켜, 매월 길거리 청소작업을 하거나 모래로 파괴된 도로를 보수하는 자원봉사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남아공 사회에서 보기 드문 위대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민소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