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넘어선 '정체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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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넘어선 '정체성 찾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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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권도갑 교무의 시대공감, 생생토크

오늘은 특별히 북한이탈청소년들의 교육을 위해 2006년 설립한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찾아 <이념을 넘어선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로 나눈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넘어온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 땅에서 함께 어울려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교육입니다. 바로 이곳 한겨레중고등학교가 그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원불교를 창시하신 소태산은 미래를 전망하며 “이 나라가 정신적으로 장차 세계의 지도국이 되며 점차 어변성용(魚變成龍) 즉 물고기가 변하여서 용이 될 것이다” 고 하셨습니다. 지금부터 100년 전 일제 식민지의 어두운 시절 백성들이 절망하고 있을 때 제자들은 믿음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대단한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 후 원불교는 인재양성에 가장 정성을 들였습니다. 총부를 익산으로 옮겨서 대학과 중고등학교를 설립하여 건강한 인재 교육에 전념하였습니다. 현재 대학이 국내외에 5개, 중고등학교는 9개교를 세웠습니다. 또한 그동안 국가가 하지 못했던 이탈학생들을 위한 한국 최초의 대안학교를 설립하여 지금은 9개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인가를 정식으로 받기까지 사랑과 애정으로 만들어낸 영산 성지학교는 교육부 산하 담당 공무원들의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정부는 한겨레학교가 설립 될 때 원불교가 맡아야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겨레학교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이 학교가 들어설 때에는 2년 동안 지역주민이 법정 소송까지 하며 극렬한 반대가 있었습니다. 기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사회에의 가장 자랑스런 학교가 되었고 안성시에 오면 필수적으로 돌아보는 명물로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을 동정하거나 무시하며 의심하고 또한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세금을 축내는 부담스런 존재로 바라보고 심지어는 위장 간첩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겨레 학교에서는 개교 이후 탈북청소년들의 초기 적응교육을 통한 우리사회 진입을 원만하게 하여, 청소년 문화의 원만한 적응과 학습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탈북과정의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는데 교육 목표를 두어서 혼신을 다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을 없게 하는 것은 청소년들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 민족 한 동포입니다. 그동안 살아온 환경과 여건이 다르다 하여 이들을 외면한다면 큰 비극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상대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끼고 껴안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한겨레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상도 못할 최악의 조건 속에서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여 준 학생들을 볼 때 마다 더욱 힘이 솟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선배 탈북대학생이 학교를 방문하여 직접 학교 곳곳에서 마주친 학생들이 생기발랄한 모습과 운동장에서 교실에서 넘쳐나던 즐거운 웃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들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은 통일을 앞둔 이 나라에 큰 자랑입니다.


물론 북한이탈청소년들이 정체성이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여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사회생활도 일터가 없어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정신적인 상처를 안고 있어서 종합적인 치유가 요청됩니다.


이들은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똑같은 교육과 일터와 복지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러면 이들은 통일 이후 한국 사회에 놀라운 화합과 성장의 기초를 만들고 나아가 세계 평화의 당당한 주인공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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