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신과 인과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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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신과 인과보응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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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95

남돈(南頓) 땅에 장조(張助)라는 사람이 어느 날 논에서 벼를 심다가 오얏(자두)씨를 발견했다. 돌아가는 길에 한 뽕나무 고목 속의 빈 공간에 흙이 있는 것을 보고는 씨앗을 거기에 심고 마시다 남은 물을 부어주었다.


훗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뽕나무 속에서 오얏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고나서는 이 사실이 온 마을에 알려졌다. 안질(眼疾)을 앓던 한 사람이 이 나무 아래로 와서 말했다.


“내 눈병을 낫게 해준다면 돼지 한 마리를 바치겠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나았다. 그러자 오얏나무 신령이 병을 낫게 해줬다는 소문이 퍼지고, 나중에는 “고목나무 신령에게 빌었더니 장님이 눈을 떴다”는 소문으로 변했다. 이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고목 아래서는 매일 오얏나무 신령에게 제사를 드리느라 술이 강을 이루고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한 해 남짓 지나서 멀리 나갔다 돌아온 장조가 이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여기에 무슨 신령이 있다는 거야. 내가 씨를 심어놓았을 뿐인데! (此有何神 乃我所種耳)”


그리고는 그 나무를 도끼로 찍어버렸다. 《搜神記, 중국》



사실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었던 거지요. 요즘 같은 시대라면 과학적인 사고(思考)만 가지고 있어도 이 세상의 미신들은 거의 다 설 자리를 잃을 것입니다.


가령 한 사람이 주사위를 던지는데, 언제나 숫자 6이 나오도록 신비한 주문(呪文)을 외우며 주사위를 던졌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던지는 주사위마다 열 번이나 연속해서 6이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기적일까요.



과학에서 보면 열번 아니라 백번, 천 번을 던져도 계속해서 6이 나올 확률이 존재합니다. 그런 일은 다만 드물게 일어나는 것일 뿐,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뜻밖에 아주 드문 일이 일어나면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미신으로 변하면 과학적인 상식도 다 저버리고 신비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저 뽕나무 고목 이야기처럼, 알고 나면 다 상식에 불과하지요.



만약 아무것도 심지 않은 맨 땅이라면 그곳에 싹이 나도록 백 날, 천 날 빌어도 결코 싹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주일 만에 싹이 돋았습니다. 그렇다면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 과학자들이 나서서 조사를 벌이겠지요. 그래서 철저히 분석해보면, 아무 것도 없는 듯 보였던 흙속에 분명 씨앗이 숨어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에서 인과(因果)의 법칙을 털끝만큼도 의심치 않는 것이 바로 참다운 신앙입니다. 인과의 진리를 조금이라도 의심한다면, 부처님을 모시고 불법(佛法)을 배운다고 해서 신앙인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먼저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는 것이 가장 급하다’고 하셨고(인과품 16장), 실상사에 불공드리러 가는 노부부를 돌려세우고 불상에게 불공하기 전에 당처불공을 하도록 권했던 분도 소태산대종사이셨지요.



「하늘이 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스스로 벌을 장만한 것이며, 하늘이 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스스로 복을 장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도 죄 짓지 아니한 사람에게 벌 내릴 권능이 없고 복 짓지 아니한 사람에게 상 내릴 권능이 없는 것이다.」(선외록 제11 제생의세章 12절)



올해도 인과에 대한 바른 신심으로 다함께 복덕을 일구시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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