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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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부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4.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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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콩달콩 생명이야기 / 김용성 목사 , (민들레교회 , 광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지난 겨울날의 모질고 모진 찬바람과 매운 추위를 뚫고 봄꽃들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나 꽃사태를 이루고 있다. 봄꽃들이 펼쳐놓은 향연에 시방 눈도 마음도 즐겁고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만개한 봄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미움, 질투, 시기, 불평 세상사 모든 아픔과 상처가 마치 봄눈 녹아내리듯이 스르르 사라진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어젯밤부터 밤을 지새우며 찬비가 후드득 내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펼쳐서 <찬비 내리고> 라는 시를 감상하고 있다.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라는 시 구절이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 놓는다. 찬비를 맞으면서 아름다운 봄꽃들이 내지르는 비명과 아우성 때문에 차마 아프다는 말도 못하는데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은 오롯이 기도요, 사랑이다.


하느님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교회력에서 가장 오래된 축일이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Eastre)을 은혜롭게 보냈다. 예수님의 생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건은 십자가와 부활사건이다. 예수님께서는 공생애(公生涯)동안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자도 살리셨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일으키시고, 버림받은 자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시기도 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성육신(成肉身)하신 목적은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한 구속의 은총을 성취하고자 함이었다. 생명의 부활이다.


부활주일 아침, SNS에 피천득 선생님의 <부활절에 드리는 기도>라는 시 한 편을 진리를 찾아가는 길벗들에게 전해드렸다. 당신의 뜻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믿음의 부활을 이야기했다. “권력과 부정에 굴복하지 아니하고/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그 힘을 저희에게 주시옵소서.”라고 기도를 드렸다. 이 시를 읽고 나서 여수에 살고 계시는 원불교 독실한 교도이신 이형열님께서 “정신부활 마음부활 해야지요.”라는 댓글을 달아 놓으셨다. 흡족한 말씀이다. 꽃부활 정신부활 마음부활로 이 땅에 죽어가는 소중한 생명들이 다시 살아나는 기쁨으로 부활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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