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들려오는 또 다른 이야기 / -류혜인, '왜 아무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이가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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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들려오는 또 다른 이야기 / -류혜인, '왜 아무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이가서, 2013.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4.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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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성천의 책읽어주는 교무 4

필자는 어려서 유치원을 다닌 적이 있다. 그런데 늘 재밌고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많았었던 것 같지만, 그 좋은 시절 선생님의 눈치를 봐야만 했던 시간이 있었다. 바로 동화책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왜냐하면 필자는 매번 동화가 끝나면 선생님을 기다렸다는 듯이 항상 질문을 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그 주인공은 왜 꼭 그렇게 해야만 했었나요?’하고 말이다. 분명 선생님은 수업이 끝나고 대답해준다고 했었지만 영영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우리는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와 대화한다. 그리고 그 속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실제의 나와 이야기 속의 나. 우리는 가끔 그 무엇인가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할 때가 있다.


여기 이러한 과제를 조금이나마 쉽게 풀고자 하는 동화책이 있다. 그런데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다. 동화에 제시된 스토리를 통해 나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의 이해 등을 알아갈 수 있는 심리학 관련 책이다. 동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상황을 주시하면서,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학의 세계를 잘 엮어 만든 책이다. 사람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상황에 맞는 이야기 동화를 투여함으로써, 그 때 작용하는 마음과 행동이 과연 자신의 삶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재조명하고 있다.


예컨대 책 제목에 언급된 ‘성냥팔이 소녀’이야기의 메시지는 ‘방관자 효과’라는 인간 심리를 전달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추운 겨울에 성냥 한 개비도 못 팔았던 소녀가 있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던 주변인들은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심리학에서 어떤 의의를 갖을까? 바로 ‘방관자 모두의 무지’와 ‘책임감 분산’이라는 심리학적 원리가 담겨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과연 소녀를 제외한 타인에게만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소녀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묘미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객관화하여,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심리학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마 문제만을 서술해 놓았다면 독자들로 하여금 그렇다할만한 흥미를 주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소녀의 어려운 상황을 돕지 않은 제 2, 제 3에 대한 심리적 태도와 소녀 자신이 그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지 않으려 했던 관계성을 되짚어보고 있다. 그럼으로써 주변인들과 소녀에게서 형성된 ‘도움’이라는 연결고리가 과연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나라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도움과 그리고 타인의 자격으로서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도움들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관으로 다가오는지 말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것은 원불교 이야기 속 ‘소태산 대종사의 심리학’이었다. 그는 원기원년 봄기운 가득한 영광 길용리에서 대각이라는 진리의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금강경’을 열람하고 자신의 연원과 교법의 포부를 열어 직접 말하였다. 그리고 시국에 대한 생각과 교법의 정신 등을 대중에게 ‘최초법어’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하나있다. 그것은 그가 ‘금강경’이라는 바이블을 통해,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에서 스스로 나누었던 대화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즉 ‘금강경’으로부터 그에게 전해졌던 ‘성자의 심리학’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자신과 ‘금강경’속의 이야기를 통해 부처님에 대하여 개체와 전체라는 관계성을 어떻게 담아냈었고, 그것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일까? 현재의 깨달음이라는 시·공간에서 과거 성자의 깨달음을 어떻게 읽고 있었던 것일까? 그 이야기 속의 자신과 또 다른 자신이 과연 어떻게 만났었는지 말이다.



* 이 책은 청소년 교화에 활용할 수 있는


추천 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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