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잎 자연학교, 에너지 감수성과 만나다
상태바
어린잎 자연학교, 에너지 감수성과 만나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7.04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어린잎 자연학교 1기를 마치고 / 조은숙 , (어린잎자연학교 교사)

때 이른 폭염으로 뜨거웠던 6월의 토요일 오후, 남산공원 입구에 자리한 서울유스호스텔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온 어린잎들은 땀을 뻘뻘 흘리기 일쑤였다. 한 번도 아니고 6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짧지 않은 오르막길을 땀 흘리며 걸어 올라와 자연학교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이상고온이 된 지구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면서 서울지역 곳곳에서 모인 20여명의 어린잎들이 6주간 자연학교를 찾은 이유, 바로 참여하는 놀이를 통해 에너지 감수성과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에너지 너는 누구니’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첫 시간에서 어린잎들은 우리가 많이 쓰는 전기에너지처럼 소비되는 에너지, 오염물질을 만드는 에너지의 문제점에 대해 ‘준비된 답’을 척척 내놓았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에너지 절약 실천방법에 대해서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와 부채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안 쓰는 가전제품 콘센트 빼놓기, 그리고 핸드폰 사용 줄이기까지 에너지 절약 방법에 대해 교육받은 내용을 술술 대답했다. ‘북극곰의 눈물’로 상징되는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홍수, 가뭄,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에너지가 어디에서 왔고, 햇빛, 바람, 숲에서 순환되는 자연 에너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에 대해서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선 어린잎들에게 에코화분을 나눠주고 씨앗을 심고 싹을 키우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21가지 사례(잘 알고 있는 것들 외에 생각지도 못한 에너지 낭비사례가 많다. 푸드 마일리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해보시길)를 찾아보는 퍼즐게임, 친환경 에너지 마을 만들기 보드게임, 태양과 바람, 지열에너지로 살아가는 에코센터에서 나뭇잎과 꽃잎으로 에코 손수건 만들기, 숲에서 느끼는 자연에너지와 마주하고 게임기 없이 신나게 놀아보기-스스로 게임을 만들어내고 같이 의논해서 규칙을 정하는 놀이개발도 하고, 달팽이와 무당벌레 등 숲에 있는 곤충을 찾아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그리고 깡통으로 만든 화덕과 난로, 태양열 온풍기 등 적정기술로 만든 에너지 자립마을 사례 듣기 등 자연 에너지를 맘껏 ‘이용해 보는’ 시간들로 채워갔다.


마지막 시간에는 어린잎들이 직접 김밥과 주먹밥을 만들어 도시락을 준비하고, 발전자전거로 믹서를 돌려 수박주스도 만들어 먹으면서 에너지와 일회용품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슬로우 푸드의 맛에도 흠뻑 빠져보았다.


6주간의 시간을 총정리 하는 에너지 빙고게임에서 어린잎들이 스스로 생각해 낸 자연학교의 키워드는 무지개전사, 나무, 에너지, 자연, 에코화분, 햇빛발전소, 깡통난로, 태양열 온풍기, 달팽이, 그리고 자유였다. 어린잎들에게 자연학교는 ‘에너지 절약 교육’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태양과 바람의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연 감수성을 깨우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이제 막 자연 감수성에 눈을 뜨게 된 어린잎들의 다음 발자국은 태양과 바람을 타고 노는 지구를 지키는 무지개전사가 되는 동아리 활동이다. 어린잎들의 자연 감수성 새싹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 벌써부터 설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