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권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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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권와 인권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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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튼 교무의 정전산책 12

실시품 1장을 보면, 대종사님께서 한 때에 배를 타시고 법성에서 부안 봉래정사로 오시는 도중 뜻밖에 폭풍이 일어나 배가 크게 요동치게 됩니다. 이때 뱃사람과 승객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울기도 하고 토하기도 하며 거꾸러지기도 하여 배 안이 크게 소란하게 됩니다.


이때 대종사님께서 사람들에게 아무리 죽을 경우를 당할지라도 정신을 수습하여, 옛날 지은 죄를 뉘우치고 앞날의 선업을 맹세하면 천력(天力)을 빌어서 살 길이 열릴 수도 있다며 사람들의 정신을 차리게 합니다.


이에 배에 탄 사람들이 다 대종사님의 위덕에 신뢰하여 마음을 겨우 진정하게 되었고, 대종사님의 태연 부동하신 태도와 자비 윤택하신 성체를 뵈옵고 흠앙함을 마지않게 됩니다.


대종사님은 천력을 체받아 마음에 모시는 생사해탈의 시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천력(天力)을 마음에 모신 시범


과거의 죄를 뉘우치는 것은 천지의 피은된 도에 배은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배은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앞날의 선업을 맹세하는 것은 앞으로는 피은된 도에 보은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천지의 도를 체받겠다는 맹세입니다. 천력(天力)은 바로 ‘천지영기’로 ‘천지의 도’이며 넓게는 “사은의 도”입니다.


실시품 1장에서처럼 생사의 기로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이원적 경계를 해탈하고 희로애락의 사적 감정을 초월한 힘을 갖춘 소태산 대종사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표면적으로는 인간이 인간에게서 느끼는 감정이지만 심층적으로는 대종사님이 체득한 천력 즉 천지의 영원불멸한 도 등 천지8도에 대한 경이의 감정입니다.(염관진 교무의 ‘진리적 종교의 신앙성’ 논문)



천력(天力)과 흠앙함


천력(天力)을 비는 것은 ‘천지의 영원불멸한 도’를 체받아서 만물의 변태와 인생의 생로병사에 해탈을 얻는 것이요, ‘천지의 길흉 없는 도’를 체받아서 길한 일을 당할 때에 흉할 일을 발견하고, 흉한 일을 당할 때에 길할 일을 발견하여, 길흉에 끌리지 아니하는 것입니다.(『정전』 천지보은의 조목) 즉 천력(天力)을 비는 것은 천지의 도를 체받아서 체득하는 “천지하감지위”이며 영주의 “천지영기 아심정”의 신앙심입니다. 천력은 바로 천지은의 다른 표현입니다.


실시품 1장의 흠앙함은 외재하는 절대자로부터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천지의 도를 도야하고 체득하여 생기는 경이와 숭배의 감성입니다. 이처럼 도(道)의 이치는 단지 무미건조한 규범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끄는 신앙의 감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천권(天權)과 인권(人權)


천도(天道)를 본받지 못하면, 천지에 배은하면 천지는 직접 복락은 내리지 않지만 천벌이 있게 됩니다.(『정전』천지배은) 천력은 천지의 도이며 천조(天造)의 대소유무(『정전』 사리연구) 이며 천권(天權)입니다. 사람이 천지의 할 일을 다 못 하고 천지가 또한 사람의 한 일을 다 못합니다.(불지품 13장) 그러나 천도는 실시품 1장처럼 사람이 체받아서 실행할 때 위력이 나타납니다. 천지에 아무리 무궁한 이치와 위력이 있다 할지라고 사람이 그 도를 체받아서 보은해야만 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신앙은 천권보다 인권(人權)이 더 존중되고, 천도를 본받아 잡아 쓰는 불보살의 권능을 더욱 숭배하게 될 것입니다.(불지품 13장) 진정한 보은불공은 천지의 도가 바탕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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