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90퍼센트는 스스로 가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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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90퍼센트는 스스로 가꾸는 것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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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청년 / 박연하 , (새나래학교 교사)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에 폭설이 내려,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신세였다지만 동장군의 늠름한 웃음은 맥이 없어지고 있는 지금이다. 두고 보자!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매화가 그 알싸한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일 터이다. 시간은 꼬리가 잘려 내달음치면서 봄을 재촉하고, 새나래학교는 신학기를 맞아 마라톤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다.


‘어떤 학생이 학교에 오게 될까?’, ‘그 학생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달뜬다.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이곳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를 꿈꾼다. 어떠한 연유에서든지 적응이 쉽지 않아 새나래 학교를 찾아왔고, 이곳이야말로 스스로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정마다의 가슴 저미는 이야기 안에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결론지어 버리곤 한다. 아이들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가난, 가정불화, 관계의 어려움 등 본인의 현실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다른 무엇인가를, 다른 어딘가를 탐험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그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그가 총 제작·기획을 맡았던 <테이큰>이라는 미니시리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의 90퍼센트는 가꾸는 거야.”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100퍼센트 중 나머지 10퍼센트에 안달하며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고 살아왔다. ‘이것만 잘 해결되었더라면 상황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난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왜 늘 만족스럽지 못한 걸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 왔던 것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고통과 슬픔에만 집중하면서 나를 피해자로 결론지으면 인생은 장마철의 눅눅한 빨래처럼 쓸쓸해진다. 삶이 주는 마땅히 누려야 할 소소한 기쁨이나 활기 넘치는 생명력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해답이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변화해 가꾸어나가기 전까지 시간은 한 없이 무의미하게 흘러가 버리고 만다. 내 스스로에게만 몰입해서 자꾸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면 새로운 풍경을 찾아 다녀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그로인해 스스로의 인생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직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새로운 학생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나 스스로가 한 뼘씩 성장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이러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또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들을 한 번 더 미리 생각해 보면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계절의 변화는 너무도 자연스레 찾아오고, 아이들은 지극히 당연하게 새나래학교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모든 것이 새롭고 설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오늘도 내 마음을 먼저 추슬러본다.


올 봄에도 학교 숲길에는 진달래와 산수유가 만발할 것이고, 아이들은 봄바람에 얼굴이 터진 꽃망울처럼 환히 웃음 지을 것이다. 그러니 난 또 두 다리에 힘을 실어 아이들과 두 손을 꼭~! 맞잡을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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