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삶을 뛰어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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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삶을 뛰어 넘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3.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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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세관 교무와 함께하는 의두 23 기행 21

# 만법으로 더불어 짝하지 않은 것이 그 무엇인가?


의두요목 6조입니다. 한자로 보면 ‘불여만법 위려자 시심마(不與萬法 爲侶者 是甚?)’라는 의두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늘과 땅, 동물과 식물, 물과 불, 흑과 백, 남녀, 빈부, 승패, 생사… 등 모든 것은 상대가 있고 짝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짝이 있는데 짝이 없는 단 하나… 진리이지요. 바로 이 의두는 진리와 같은 삶을 살자는 소식입니다. 2주에 걸쳐 풀어 봅니다.



#1. 정남(貞男), 왜 하셨어요?


‘짝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어떤 분이 “정남·정녀 선생님이요”라고 답을 해요. 물론 정남과 정녀도 남녀라는 관점에서 보면 서로 상대되고, 결혼하신 숙남·숙녀와 대비되는 말이지요.


정남 교무님들에게 왜 정남을 했냐고 물으면 각각 특별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정남 교무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발정기가 있어 번식을 한다.”


식물도 때가 되면 꽃을 피워 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고, 동물들도 일정한 기간이 되면 번식을 위해 발정기를 거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분 말씀이 “유독 거기서 제외되는 단 하나가 있으니 바로 사람이다.”


그래요. 사람도 사춘기나 결혼 적령기가 되면 서로의 짝을 찾기 마련인데, 발정기가 아닌데도 남녀관계를 가지는 게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동물과는 차이가 있나봅니다. 바로 발달한 사고와 지능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모양입니다. 마음이라는 게 있는데 고도의 분별작용과 집착작용에 의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교무님은 이어서 말합니다.


“발정기가 아닌데도 아무 때나 남녀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그 반대로 이 마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한 생 정도는 남녀관계를 안가지고 청정하게 살 수도 있지 않겠는가?”


과연 그러하겠지요. 욕심을 담박하게 하고 청정한 수행을 해간다면 말입니다.


물론 그 교무님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대를 잇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륜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수 없는 생을 살아왔는데 그 많은 생 가운데 한번쯤은, 세욕을 끊고 자기 수행과 공중사에 전일하여 성불제중의 대원을 이뤄봐야겠다는 철저한 서원을 세우신 거지요. 그냥 독신으로 혼자 사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요.


어떻든 그 교무님이 가진 ‘의지(意志)’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요? 의지는 ‘마음먹은 바’를 말하지요. 한마디로 ‘뜻’이라고 합니다. 마음에서 나왔지요. 그래서 세상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나봅니다.



#2. 진리…짝이 없네!


마음이란, 본래자리 즉 ‘성품’에서 분별이 일어날 때를 말합니다. 성품은 고요한데 마음은 분별에 의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생생약동 하지요.


사람은 분별과 주착이 고도로 발달해서 다른 동물에 비해서 생각하는 힘이 강하고, 그래서 마음이 고도로 발달해 있습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세상 살이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마음의 전 단계, 본래의 자리…성품이지요. 그 성품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종사님은 이 성품을 일러 ‘일원상’이라 이름 하셨고, 그것을 ‘동그라미’로 표현하셨습니다. 제불제성의 심인이요, 일체중생의 본성이라는 말씀이 그것이지요. 모든 부처님과 성현달사들이 깨치신 자리요, 모든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의 마음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물건처럼 어느 한 공간을 차지하고, 특정한 시간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천지 어느 곳에도 없는 곳이 없고, 과거-현재에도 계속 있어왔고 미래에도 불변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그 안에 있는 우리의 눈으로 이것을 볼 수 없고, 형상으로 나툴 수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그것을 다른 성인들과 세상 사람들은 ‘진리’라고 이름을 지었답니다. 호리도 틀림이 없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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