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종사 열반 3주기를 맞이하며
상태바
상산종사 열반 3주기를 맞이하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5.19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박제륜 교도 , (대치교당)

온 생명이 다시 힘차게 솟아나고 나날이 푸름이 더해가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교단 100년이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이때에 저희들은 어느덧 상산종사님, 아버님의 열반 3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원불교 대각개교경축의 달인 지난 4월엔 이 나라에 충격적이고 참담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습니다.


꿈의 나래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차가운 바다 속에 묻혀버린 청소년 수백 명의 생명들의 피울음이 넘쳐났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 조국의 못난 가슴팍을 맥없이 바라본 국민들, 세월호의 참사는 인간이 부른 재앙이며, 우리 사회, 우리 자신들의 참상이었습니다.


오늘 아버님 열반 3주기를 함께한 저희들 모두는 아버님 존영과 함께 이 자리에서 이들 생령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올리오며 법신불 사은님의 가호가 있으시길 간절히 기원 올리옵나이다. 우리 자신, 우리 사회 모두가 진심으로 참회하고 성찰하여 반드시 올바른 새 삶, 새 세상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초창기부터 지극한 성령이 깃든 이곳, 제가 어린 시절에 자주 드나들었던 추억어린 이 대각전에서 한 생애를 원불교교단에 다 바치셨던 아버님의 3년상 열반기념을 맞이하였습니다. 오늘따라 더욱더 온갖 옛 추억과 깊은 감회가 되살아납니다. 한일 합방 이듬해 태어나시어 험난하고 굴곡 많은 한 세기를 살으시었던 상산 아버님, 원불교 전무출신으로 교단 최초 100세까지 상수를 누리시었던 큰 생애였습니다.


상산종사 아버님께서는 “평생을 인욕정진, 밀행제일, 무상도인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무아봉공의 표준으로 교단사에 길이 기록되신 분이시다.”라고, 경산종법사님의 발인식 법문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한편 우리 교단은 창립 한 세기 역사를 마무리하고 100년성업과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혼신의 정성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종사님의 근본창립 개교정신인 참된 정신개벽의 시대를 이 사회는 지금 절실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반드시 이 소명을 열어가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한 가지 기쁜 소식을 아뢰옵니다. 70년 전무출신으로 봉직 하시면서 후진들이 올린 시봉금 일체를 좌산종법사께 올리셨지요. 그때 한 푼 두 푼 정재를 모으셨던 뜻을 저희들은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하였습니다. 아버님의 깊은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불효를 한 저희들이었지요. 이제 뒤늦게서야 아버님의 뜻을 받들게 되었습니다.


정산종사님의 회갑 시봉금이 기초가 되어 법은재단이 만들어졌듯, 상산종사님의 시봉금은 감로교화 재단으로 원불교 미래교화 중흥과 교화대불공 사업의 기초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상산종사님의 시봉금이 출발이 되어 좌산상사님의 시봉금까지 더해지고, 경산종법사님의 교화 대불공 경륜이 오롯이 함께 담겨진 매우 뜻 깊은 공익교화재단으로 발족된 것입니다.


이 재단은 “창의적 교화 대불공으로 원불교 교화의 미래를 열어가자”라는 표어를 내걸었습니다.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 교화 개척사업, 청년, 청소년 교화진작사업, 교법의 사회화를 구현하는 실천사업 등 재가출가 누구나 참여하는 열린 공모를 통하여 창의적 지혜를 모아 실천 활동을 지속화 해 나갈 것입니다.


교화 성장 동력을 창출하여 원불교 미래 교화 발전이 촉진되기를 염원합니다. 오늘 이렇게 아버님 영전에 간곡히 보고 올리오니 크게 기뻐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가정사, 한국사, 교단사, 세계사 한 세기 100년을 온 몸으로 들으시고 겪으셨던 아버님이셨습니다. 원불교 교단과 70여 년 오랜 세월을, 아니 영생을 함께하실 상산종사님, 그 큰 생애가 영원히 거룩하게 살아 계시도록 더욱 잘 받들겠습니다.


저희들도 더 바르게 더 나은 삶을 잘 살아가도록 아버님존영 전에 다짐 드리오며 오늘 추모의 정성을 올리오니 상산 아버님존영이시여 하감하시옵소서.


원기99년 5월 4일 소자 박제륜(환정) 올립니다.


*이 글은 상산 박장식 종사의 열반 3주기(원기 96년 5월 4일)를 맞아 아들 박제륜 교도가 영전(靈前)에 올리는 기념문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