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법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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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법만 옳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6.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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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도겸 박사가 가리키는 달 - 4

이 세상에 똑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고 하더라도 조금은 다른 곳이 있다고 합니다. 한 수제화의 대표는 세상에 똑 같은 발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1996년인가 ‘나는 나’라고 하는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우리는 모두 다양성과 자존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수행만은 호흡이나 자세니 하면서 방법을 강요합니다. 사람이 다른데 수행하는 방법이 어떻게 같겠습니까? 만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맞는 만 가지의 수행법이 있을 따름입니다. 그걸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게 불교입니다.


그러기에 수행자는 내 방법만 옳다고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남들에게 내 것이나 내 방법만을 강요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린 서로 다르고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고 실제로 전혀 다르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모르면서 수행한다고 떠들고 자기가 깨달았다고 하며, 남에게 인가를 받았다고 하면 그는 참된 수행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소위 인가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 보세요. 숭고한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숭고한 행만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게 바로 그들 모두가 불성을 가진 분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내가 그렇듯 세상 모든 사람들이 표층 의식보다 깊은 이면에 무의식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아직 표출이 안 되었을 수도 있지만 나처럼 모두들 그 깊은 내면에 있는 착한 의지와 욕망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걸 봤다면 더 이상 나만을 내세울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오늘을 보면, 그의 전생이 보입니다. 그의 미래도 보이며 다음 생도 짐작이 갑니다. 부처님의 연기법은 너무나도 과학적이기에 예측도 실측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사람을, 나를 그리고 그들과 나의 인연과 연기 그리고 인과응보를 차례로 보게 됩니다. 이것은 신통력이 아닙니다. 불교 수행을 하면 누구나 그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의 전생, 현재, 미래는 곧 나의 그것이기도 합니다. 인간존중, 그것이 불교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내 방법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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