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법회 보내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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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법회 보내줘! 2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6.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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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청년 / 허성근 , (연세대원불교교우회, 의무경찰 복무 중)

조교는 나를 달래주었고, 훈련병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내가 우려하는 ‘종교적 차별’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장난처럼 종교행사에 가는 훈련병이 많은데다가, 휴일 날에 인솔 조교를 차출해야 하니까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라며, 다른 중대의 인솔 조교를 알아보는 한이 있더라도 내일 원불교 법회에 보내준다고 하였다. 그 조교는 그날 밤에 나를 따로 불러서 다시 한 번 사과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도 감사함을 표했고,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이 이야기는 소대장, 중대장도 알게 되었고, 훈련소를 수료할 때까지 종교문제로는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물론,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겠지만 말이다.


드디어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나는 다른 중대 조교의 인솔 하에 원불교 법회에 참가했다. 민간인 신분으로 교화나 봉사의 차원에서 참가한 적은 있었지만, 군인 신분으로 참가하기는 처음이다. 익숙한 건물이 보이니 김홍기 교무님, 이도관 교무님, 정진규 교무님을 비롯하여 아는 얼굴을 보니 반가웠다. 특히 이날은 육군훈련소장도 방문하는 중요한 법회였다. 양제우 군종교구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교도 분들이 오셨다. 나는 교구장님께 충성을 하였고, 아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오랜만에 듣는 좌종 소리와 일상 수행의 요법, 감동적인 설교와 재미난 레크리에이션까지, 특히 그날은 원광대학교 간호대학의 댄스팀 공연이 있었고 법당을 가득채운 장병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마침 예전 대학선방에서 만난 원불교 후배를 만났다. 그는 지금 열심히 육군 복무중이다. 반가운 얼굴들도 만나고 법 잔치도 풍성히 하고나니 낙원이 여기에 있었다.


법회를 마칠 때쯤에 정진규 교무님께서 토요일에 하는 입교식에도 오라며 신청서를 주셨다. 다른 종교는 부대 차원에서 세례식, 수계식 참가를 조사한다. 원불교는 법회에 온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조사하였다. 2003년 11월, 중학교 3학년 때에 입교하였는데 정식으로 입교식을 하지는 않았다. 입교한 지 10년째 되어서 논산훈련소에서 입교식을 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그런데 신청서가 사라졌는지 입교식 당일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조교가 며칠 전부터 전화를 하고 알아보았으나 원불교 군종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훈련소 내의 원불교 군종 번호로 연락하니 병사의 불친절한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이는 군종교구 측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소대장님 면담을 하면서, 소대장님 핸드폰으로 원불교를 검색했다.


문화사회부, 중앙총부에 전화를 해서 김홍기 교무님 번호를 알아보고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교무님께서 훈련 중이라 통화 두절! 결국, 원대연 전 회장인 정법종 교우 번호를 알아서 전화를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군종교구와 연락을 해서 입교식에 참가할 수 있게끔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두 시간 전에 기적적으로 부대로 연락이 와서 입교식에 참가할 수 있었다. 소중한 법연 덕분이다.


이렇게 4주 동안 4번의 법회와 1번의 입교식에 참가하였다. 원불교 군종의 위력을 몸소 느꼈던 4주의 시간이었다. 비교도 장병에 대한 교화의 측면도 크지만, 교도 장병들의 사기 진작의 측면이 크다고 느꼈다. 수많은 이들의 염원으로 이루어진 원불교 군종, 앞으로도 파이팅이다!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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