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관 건립의 역사를 통해본 우리의 시대정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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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관 건립의 역사를 통해본 우리의 시대정신-1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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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울안과 함께 / 김형도 교도(목동교당)

서울회관 건립은 원기55년(1970)부터 시작한다. 당시 개교 반백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호남의 원불교가 한국의 원불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서울로 진출하자는 여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처음에는 서울에 「청년회관」을 건립하자고 의견이 모아진다. 당시 한국종교인대화운동에 교단이 적극 참여하면서 서울기념관 건립으로까지 확대되고, 교단 여론의 공감대도 넓게 형성된다.
하지만 당시 교단의 경제력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인지라, 서울회관 건립의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
색한다. 마침 이때 아파트 건축 사업을 시작한 남한강개발 주식회사가 건축비를 은행에서 융자받
을 수 있도록 교단에서 재산 담보를 제공해주면, 신축할 대형 아파트에 서울기념관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상당한 평수의 건물을 교단에 보상해 주겠다고 제의한다.
당시는 대형 맨션아파트 건립사업의 초기라 담보만 제공해 주면 서울기념관이 그대로 생기고, 제
공한 담보도 사업만 끝나면 아무런 문제없이 해제된다고 단순히 생각해서, 긍정적 희망적 분위기
가 형성된다. 당시 서울사무소에서 이 문제를 총부에 보고하게 되고 총부에서는 교산을 담보해 줄
것인가 하는 회의를 몇 차례 연다. 남한강 개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인사이
며, 두 내외가 함께 교도로서 교단에 상당한 사업까지 한 사람들이라 서울기념관 건립 사업의 성
공을 별로 의심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소성대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교산을 담보로
제공해 주고 서울기념관이 쉽게 생기기를 기대하는 것이 과연 원불교 교법정신에 합당하며 바람
직한 것인가를 신중히 검토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당시 분위기는 교단에서 하는 사업은 무슨 일이든지 부처님 사업이기 때문에 진리의 가호로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가 초기부터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기대심리는 교단에 대한 신앙
심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좀 더 철저한 계획·연구 부족이라는 부정적 측면도 있는 것이다.
마침내 원기55년(1970) 10월, 교역자 훈련 중에 남한강개발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총부로 초청하여 서울기념관을 잘 건립해 달라고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어 10월 13일에 서울기념관 기공식을 성대히 갖는다. 그러나 기공식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단은 본의아니게 예상하지 못했던 큰 난관에 부딪친다. 남한강개발 주식회사는 자기 자본이 별로 없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경영 부실을 가져오게 되고, 공사비 부채와 허가 문제 등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여 교산 담보를 해준 교단은 남한강개발 주식회사의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고스란히 떠맡게 된다.
개교반백년 기념대회를 1년 앞두고 교단은 큰 시련을 겪는다. 이러한 시련이 외부의 도전에서 온
것이 아니고 교단 내부의 경험부족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교단은 스스로 진리 앞에 부끄러움을 느
끼게 된다. 서울기념관 건립이 예상 못했던 경제적 법률적 난관에 부딪히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교단적 경험도 없어 차라리 건립을 포기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동안 교단에서 쏟은 노력을 생각해서 다시 한 번 성공시키는 방
향으로 일을 시작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기에 이른다.


교단이 큰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 원인을 네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교단의 창립정신의 하나인 이소성대의 정신을 잘 받들어 실천하지 못했다.
둘째,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와 수습 과정에서 교단의 중지(衆智)를 충분히 종합하지 못했다.
셋째, 교단의 경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의 축적이 부족했다.
넷째, 시국의 변동으로 경제 불황이 닥쳐와 기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당시 대산 종법사께서 함께 노력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한다.
「서울기념관 건립문제가 이처럼 큰 난관에 부딪힌데 대해서 우리는 서로 누구에게 책임을 추궁
하기 전에, 재가·출가가 서로 주인이 되고 책임자가 되어 난국 수습에 정성 다해 노력하자. 이번 일
을 거울삼아서 정교 동심의 계기, 재가·출가가 다 같이 교정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 선·후진 동지
가 서로 일심 합력하는 계기, 교단의 주인인 혈성법자(血誠法子)를 수없이 많이 배출하는 계기, 일
을 수습해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라도 상처를 받거나 교단의 단결에 금이 가는 일이 없이 영겁을
통해 더욱 화합하는 계기, 대종사님의 근본정신을 더욱 새롭게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서, 오늘의 이
난관이 교단 만대에 전화위복이 되도록 다함께 적극 노력하자.」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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