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로부터 나약한 개인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 -2
상태바
권위로부터 나약한 개인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 -2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특별기고 / 강현욱 교무(은덕문화원)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윤일병이 되어 봤을 것이다. 집단 안에서 나약한 개인들을 지켜주는 시스템이 없다면 누구나 나약한 개인이 될 수 있다.
스탠리 밀그램은 피실험자들이 실험자가 내리는 명령에 반항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불합리한 명령을 내리는 권위자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평범한 개인은 쉽게 NO!라고 외치며 권위자와의 관계를 단절할 수 없다. 왜일까? 나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권위자가 앞에서 명령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동료, 선후배가 그 권위자에게 동조하고 굴복하며 그 주위를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단 속에서 그 권위자의 말을 잘 들음으로써 나 또한 자그마한 이익을 얻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절대적인 힘의 불균형 상황에서 나약한 개인이 과연 NO! 라고 외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평범한 개인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며 부당한 권력에 항거할 수 있게 하는 방책이 있다. 바로‘법’이다. “법이라고 하는 우리 집단의 약속에 의해 나는 당신의 부당한 명령에 항거하겠소!” 개인의 목소리는 미약할지 모르지만 법은 집단의 명령이기 때문에 권력자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집단이라는 것은 개인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체없는 실체를 가지며, 개인에게 집단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때 법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힘 있는 소수의 권력자가 집단의 이름을 앞세워 대다수의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가 개개인을 위해서 얼마나 민주적으로 작동하는가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는 법이 얼마만큼 공명정대하게 민중을 위하여 제정되고 집행되는가로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다.
군사 정권이후 잘못된 군 조직 문화가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윤일병사건과 같은 군대 내의 가혹행위, 물질적, 정신적, 금전적 폭력과 부정부패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 직장 그리고 교단 내에도 만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남자가 아니라도, 어느 조직에서나 단 한번이라도 윤일병이 된 경험이 있을 것이고 또한 반대로 가해자인 이병장, 혹은 방관자인 동료, 간부가 되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나약한 개인을 지켜주는 법이 없는 집단에서는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고 핍박받는 개인이 될 수 있다.
사은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를 말한다.
‘관계’는‘집단’을 만든다. 사은 중 하나가 법률은인 이유는 우주만물이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법의 기본 조건은 서로가 서로를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로 지켜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사은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원불교 교도이다. 사은에 대한 보은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내 자신이, 가족이, 친구가, 동료가 부당하게 핍박받는 개인이 되지 않도록, 악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소속되어 있는 모든 집단(학교, 국가, 교단 등)안에서 부정당한 권위와 권력으로 법질서를 무시하고 나약한 개인들을 핍박하는 권력자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힘 있는 소수만이 아닌 99%의 개인들을 지켜주는 법을 제정하고 공명정대한 법집행을 할 것을 당당하게 요구를 하고 이를 감시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그 집단에 대한 일탈도 반항도 배신도 아니다. 이는 법률은에 대한 적극적 보은행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교단의 일원으로써 행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