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을 그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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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을 그러하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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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문이 있는 포토에세이

말씀하시기를“부모 자녀의 인연도 지중하나, 사제의 인연 또한 지중하나니라. 우리가 언제나 한 권속이니, 고생도 같이 하고 즐거움도 같이 보며, 이생뿐 아니라 영생을 그러하자. 평생을 동거(同居)하며 영생을 동거하자.” 정산종사법어 유촉편 19장



원불교학과 1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처음 맞이하는 하선(夏禪)에 보부도 당당히 머리에는 당시 유행하는 ‘브릿지(부분염색)’를 하고 들어섰는데 지금은 퇴임하신 당시 사감님의 황당한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하선기간 내내 머리에는 수건을 두르고 다녔으니 좌산 종법사님이 보셨으면 ‘참 독특한 녀석이 들어왔다’하셨을까요?
그 해의 예비교무 하선에 직접 참석하시어 좌선 자세부터 손수 고쳐주시고 매일 법문을 해주셨던 지금 생각하면 참말로 꿈결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소창시간에 남학생들과 풀장에서 수구(水球)를 하는데 황소 같던 동기 녀석들을 압도하던 종법사님의 강한 파워(!)에서 ‘컬쳐쇼크’를 맛보기도 했
지요.
어느 해, 삼동원에서 정양하시던 상사님을 뵈러갔는데 무엇 때문인지 호되게 야단을 맞은 적도 있어 총부 경내에서 상사님 법복 자락만 봐도 무서워 슬슬 도망 다니던 때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오덕훈련원을 찾으신 상사님, 염화미소(拈華微笑)의 눈썹에는 어느새 제철과 맞지 않는 흰 눈이 소복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끝없는 교단걱정, 교단걱정, 교단걱정. 다행히 잠시나마 곁에 서서 그동안 연마했던 의두(疑頭)를 하나, 둘 여쭙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작은 기원을 올렸습니다.
‘사은님, 평생을 아니 영생을 동거(同居)할 우리 스승님들 늘 건강하시고 더 편안하시게 살펴주소서.’


(박대성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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