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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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의 중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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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군종일기 ‘일곱개의 별’ - 1 / 대위 강동현 교무(칠성부대 군종장교)

지난 7월 3일, 강원도 화천군에 소재한 7사단 칠성부대에 전입신고를 했다. 칠성부대의 전입신고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부대의 총 책임자인 사단장보다 국가를 위해 순직한 칠성부대 소속 호국영령들에게 전입신고를 먼저 하기때문이다. 너무 인상적인 전입신고에 감동했을까? 사단장으로부터 “신고할 때 원불교 교무님 목소리밖에 안 들렸다.”라는 말과 함께 원불교 군종장교 3호로서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강원도 화천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혈연으로 친할아버지께서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장병으로서 화천전투에서 전사를 하셨다. 그날이 1953년 7월 19일이다. 1953년 7월 27일에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으니 할아버지의 열반 시기가 참 아쉬울 뿐이다. 당시 화천지역은 한반도 전력의 30%을 생산하는 화천발전소를 사수해야 하는 전략요충지였다. 그래서 정전협정을 앞두고 1주일 동안 하루에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고지전이 계속되었다. 수십만 명이 사상전(思想戰)의 이슬로 사라진 ‘죽음의 땅’, 그곳이 화천이다.
3호의 출격에 앞서서 환산 양제우 교구장님과 군종교구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며 봉고 기도식을 올렸다. 당시 길용철 교무님의 환송 인사말 가운데 아직도 마음 한쪽을 촉촉이 적시고 있는 말이 있다. “화천은 저에게 생명의 땅입니다. 강동현 교무님이 화천을 은혜의 땅으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화천에서 태어나서 자라난 길 교무님의 말은 화천을 향하는 나의 마음에 묘한 울림을 주었다. 죽음과 생명이 교차하는 화천, 생사일여(生死一如)의 길, 그 길에서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밝혀 놓으신 은혜를 심고 생산하러 가는 길, 그 길에서 나의 서원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칠성교당 부임 전, 수도원에 계시는 예타원 전이창 종사님께 인사 겸 문답 감정을 받으러 갔다. 예타원님은 학부시절부터 부족함이 많은 후진을 늘 알뜰한 훈증으로 이끌어주신 법의 스승님이시다. 예타원님께서는 그동안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들으시더니 ‘세계평화(世界平和)’란 글귀를 써 주시고 재비를 건네주시며 말씀하셨다.
“부임하면 부임봉고기도를 올리고 세계평화를 위해 꼭 6.25희생자들을 위한 천도재를 올려라. 그리고 만나는 모든 장병들에게 세계평화를 위해 큰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라.” 예타원
님의 크신 원력과 간절하신 말씀에 다시 지성감천(至誠感天)의 서원을 되새겼다. 그리고 “힘이 없어도 정법에 대한 믿음과 정성이면 된다.”라는 스승님의 격려 속에 길을 나섰다.
칠성교당 부임하고 군종장교로서 일과는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묘하게 한 달 동안 차곡차곡 천도재를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갔다. 먼저 불단장엄에 아쉬움이 있었던 찰나, 어떻게 이 마음을 알았는지 95출가동기인 박화영 교무님이 어머니이신 최진수 교도님에게는 불단포를, 민소연 기자로 알려져 있는 민다사롬 교도님에게는 결혼식 기념으로 불단 꽃을 희사하도록 연결을 해주었다. 또 동기교무님들이 하얀색 초 한 상자를 보내주며, 초가 떨어지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말로 힘을 보태주었다. 순식간에 멋진 불단장엄이 되었고 천군만마를 얻게 되었다. 재비는 예타원님이 주신 재비와 군종장교 임관 시 받은 축하금을 전부 올렸다.
먼저 부임기도로 마음준비를 하고 8월 11일에 1차 특별천도재를 시작했다. 천도재는 7일씩 격주로 새벽 5시와 저녁 8시에 두 차례 지내고 있다. 벌써 4차 특별천도재를 지내고 있다. 특히, 1차 특별천도재 때는 친할아버지 기일이 있어 그 의미가 더 컸다. 이 특별천도재의 끝은 나도 모르겠다. 영생을 두고 하게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선 ‘그저할 뿐’이 최고의 답이 아닐까? 그러나 변하지 않고 끝까지 갈 한 가지 큰 마음은 있다. 이곳이 바로 세계평화의 중심이라는 믿음이다.


* 칠성부대 새내기 군종장교 강동현 교무의 새 연재(격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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