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과 소통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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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천과 소통의 기쁨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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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 문수경 교무(인천교당)

아침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쉼터에 들러 몇 가지 운동을 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여기저기 잡초가 눈에 띄었다.
마침 비온 뒤라 땅이 촉촉해서 풀이 잘 뽑히겠다 싶어 호미도 없이 화단에 들어가 풀을 뽑고 있었다.
지나가던 아저씨 한분이 가까이 다가와서 “원불교 선생님이시네”하며 남구청에 연락하면 공익요원들이 와서 뽑으니까 풀을 뽑지 말라는 것이다.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니까요”하면서 휴지와 병들을 한켠에 모아놓고 잡초를 뽑았다.
잠시 후 슈퍼 할머니가 우유를 갖다 주며 “더운데 마시고 하세요”하며 권하더니, 한참 있으니 일하러 가는 아줌마들이 수고한다며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어떻게 저분들이 나를 알아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지 몸둘 바를 몰랐다.
지난해 부임해서 교당이웃사람들과 특별한 만남도 없었고 인사를 나누고 지낼 만한 인연 또한 없었으며 교당 가까이 사는 교도가 한분 없으니 이역만리 타국에 와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번 일 이후로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음식과 상추를 보내오고 교당화단에 꽃나무를 심어 주시는 등 소박한 정이 오가는 것을 보면서 교화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교당이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지역사회와 연계된 기관들이 없어서 교화가 참으로 어렵다는생각을해오고있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교당이 인천지역과 교량역할을 하여 교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 부임 이후 나의 화두였다.
그런데 이번 공원 놀이터에서 작은 실천으로 평소 얼굴도 모르는 동네 분들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단지 ‘작은 일이라도 이렇게 실천하면 되겠구나’하는 희망을 보았다.


이번 세월호 참사 때도 시청에서 4대 종교 촛불기도를 요청해 왔을 때 추운 날씨에도 인천지구 교무님들과 교도님들이 적극적으로 정성을 다해 기운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주 세월호 희생영령들을 위한 합동 천도재와 유주무주 고혼들의 천도재에도 시청관계자들의 관심과 배려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좋은 공연장을 제공해주어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무아봉공으로 일체생령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고 그 공통을 함께 나누며 작은 실천으로 은혜를 나툴 때 업이 풀리고 서로 소통이 되어 은혜가 생산되는 것이 바로 교화의 지름길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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