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교당의 부모님 ‘장충교당’
상태바
칠성교당의 부모님 ‘장충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0.30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군종일기 ‘일곱개의 별’- 3 / 대위 강동현 교무(칠성부대 군종장교)

이곳 화천의 가을은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을 머금은 단풍잎들의 곱고 찬란함으로 가득하다. 그 끝자락에 연옥색 하늘을 지붕 삼아 거닐다보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에 깜작 놀랄 때가 있다. 단풍잎들의 마지막 인사, 이별이다. 가을은 이별 선생님이다. 이별 공부에 빠지지 않는 과목이 있다. 바로 ‘그리움’이다.


그윽한 그리움에 얼마 전 묵상한 대산종사님의 법문이 떠올랐다. “대종사님은 사은에 다 해당되시지만 가장 가까운 은(恩)은 마음의 부모가 되는 부모은이니라” 마음의 부모가 되시는 대종사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가을의 끝자락…. 반가운 손님이 오셨다. 칠성교당의 부모님이 오셨다.


칠성교당의 부모님은 서울교구 장충교당이다. 칠성교당은 원기97년 10월29일에 장충교당이 낳은 두 살배기 교당이다. 「칠성교당은 장충교당 전 교도님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지어진 교당입니다.」 교당에 보관되어 있는 봉불식 소책자에 있는 구절이다. 간절한 염원으로 칠성교당을 낳아 준 부모님…. 그 부모님이 지난 10월 26일에 교당을 방문했다.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칠성교당 부모님도 바리바리 양 손 가득 음식을 싸가지고 오셨다. 그리고 우리 자식이 어떻게 살고 있고, 아픈 곳은 없는지 구석구석 살펴보셨다. 부모님의 마음은 한 없이 주고 싶고, 한 없이 걱정이 되나보다.


할머니 교도님이 나의 손을 잡으며말했다. “저 일원상을 내가 봉불했어요. 칠성교당에 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요”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바짝들면서 무언가 모를 울림이 있었다.


알 수 없는 울림 속에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일요예회는 시작되었고, 부모님을 대표해서 증타원 김지원 주임교무님은 “각자 색깔이 분명한 단풍잎처럼 장병들도 자신의 색깔을 찾는 의미 있는 군 생활이 되길 바란다”며 용기와 희망을 장병들에게 주었다. 장병들도 부모님들 앞에 나와 영주와 청정주도 외워보고, 서툴지만 성가도 불렀다. 그리고 대산종사님의 법문과 화천 단풍잎이 코팅되어 있는 법문카드를 선물로 드렸다. 1시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부모와 자식의 윤기와 정의는 더 깊어졌으리라 생각된다.


예회 후, 칠성교당에서 16km 거리에 있는 칠성전망대로 이동했다. 칠성전망대는 칠성부대가 수호하는 휴전선의 7소초이며, 부대로부터 사전출입허가 후 방문할 수 있다. 이날은 휴일이라 다른 방문객도 있었지만 부대의 도움으로 온전하게 의식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협조 받았다.


우리는 간단하게 안보설명을 듣고 특별 천도재를 올렸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체생령과 유주무주고혼, 장충교당교도 선조, 6.25전쟁 희생자를 위한 해탈천도의 염원이 남북통일과 세계평화의 밀알이 되길 서원했다.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날씨가 흐렸는데, 천도재 진행 중 북녘 땅에 밝고 따스한 서광이 비추었다. 서광은 통일과 평화염원의 간절함을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다. 간절한 천도재를 끝으로 부모님과 자식의 만남도 마무리가 됐다.


이별의 그리움과 알 수 없는 울림 속에 부모보은의 조목 1조가 떠올랐다. 「공부의 요도(要道) 삼학·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를 빠짐없이 밟을 것이요.」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최고의 효(孝)….


칠성교당과 인연되는 모든 생령들이 대종사님의 법음으로 수많은 불보살 씨앗들이 나오고 진급하는 것. 그것이 칠성교당의 부모님 ‘장충교당’에 효(孝)를 다 하는 것이란 감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울안 신문」 918호 인쇄일이 10월 29일이다. 이날은 칠성교당 생일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지만 군종일기를 쓰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부모님께 보은하라는 진리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이젠 실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