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공산주의共産主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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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와 공산주의共産主義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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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호암의 물음에 도산이 답하다 / 윤광일 교도 (중곡교당, 한양대 명예교수)

19. 천주교와 공산주의(共産主義)는 상극(相剋)이라고 하는데 천주교도가 많은 나라들이 왜 공산국이 되었나 (예 :폴랜드 등 동구제국, 니카라구아 등)



천주교 차동엽 신부는 “공산주의는 천주교 신자가 택한 것이 아니다. 천주교에서 이탈한 무신론자들이 권력을 장악한 거다. 공산권에서 종교는 탄압의 대상이었다. 천주교와 공산주의는 협력관계나 우호적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공산주의와 종교는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신약성경 사도행전 4:34~5:2절에는 초대교회 공동체들이 당시의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모든 자산의 공 개념”을 도입하여 생활하였다. 요즘도 기독교 사상을 추구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공동체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공동체는 공산주의와 유사성이 있는 측면이다. 특히 해방신학과 공산주의는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해방신학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정의롭지 못한 정치, 경제, 사회적 조건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실천을 강조했던 기독교 신학 운동이다.


1960년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가톨릭 신학자들이 주도하고 진보적 개신교 신학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초교파적인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빈곤한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교리를 해석함으로써 교회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과 부조리로부터 이들을 해방시키는 사회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빈곤을 신의 뜻에 어긋나는 사회적 죄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해방신학적 입장은 역사를 하나의 투쟁으로 보고 그 투쟁이란 ‘재산을 많이 가진 부자’와 ‘재산이 없는 가난한 자’사이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는 공산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한국을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의 소탈하고 겸손한 행보가 한국의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감동시켰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소형차 소울을 타고 가장 낮은 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교황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왔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어록들이 한국사회의 각 분야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졌다.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품위 있게 일용할 양식을 얻고 가정을 돌보는 기쁨을 누리기 원합니다.” 한편 “오늘날 교회가 부자들이나 중산층을 위한 교회가 되었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쓴 소리로 교회를 향해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십시오”라는 교황의 외침에서 미국의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교황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황이 절대로 공산주의자가 될 수 없는 것은 교황의 다음 어록에서 확인하게 된다. “부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가난한 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가난한 자를 잊으면 안 됩니다.” 여기서 교황이 싸워야 한다고 외치는 물질주의는 공산주의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공산혁명론’에 의하면 ‘역사란 단순한 경제(물질)적 사정을 따라 작용하는 진보과정’이라고 하였다. 이른바 ‘변증법적 유물론’이다. 인류생활의 모든 것은 다만, 오직 경제적 요소로 발생되고 결정된다고 하였다. 오직 물질만이 인간생존의 절대적 가치와 힘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역사는 결정적인 하나의 투쟁이라고 선언하였다. 재산이 없는 대중 계급을 위해 기존의 가치관이나 도덕, 질서, 문화, 역사 그리고 사상 따위는 모두 악으로 간주하고, 투쟁을 통한 파괴만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세계의 모든 사건은 신의 섭리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의 유신론적인 입장과 물질작용으로 해석하는 공산주의의 변증법적 유물론 사이에는 갈등이 필연적이다. 그래서 공산주의는 철두철미하게 무신론적이며 반종교적이 되는것이다.


특히 우리 원불교 입장에서는 공산주의는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개교의 동기에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를 제시하셨다. 이러한 원불교의 정신 운동은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것이 유물론에 근거한 공산주의 운동이다. 무신론적 유물론의 공산화 운동에는 ‘종교말살’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고 하였다. 레닌은 ‘현대 종교는 노동계급에 대한 억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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