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債權보다 인권人權이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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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債權보다 인권人權이다” (下)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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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울안이 만난 사람 / 서민을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를 펼치는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지난주에 이어)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중앙정부에서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제윤경 대표(이하 제) : 일단 채무자 파산신청하고, 법적 근거에 의해 채무를 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길이 막혀 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파산면책이 쉽다. 신용을 잘못 썼다고 목숨을 잃는 건 말이 안된다. 빚을 졌으니 신용의 불이익을 받고 파산면책 신고하는 사람은 받아줘야 한다.


‘그럼 누가 채권자 돈 빌려주겠느냐?’ 물을 수 있다. ‘맞다. 빌려주지 마라’ 대출을 안해주면 금융사나 대부업체가 쉽게 돈을 벌 수 없으니 갚을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 신중하게 대출하게 되어 있다. 이런 관점에서 파산면책 절차를 쉽게 해주고 개인채권에 대부업이 또는 금융사가 만든 2차 시장에 못 가게 해야 한다. 개인채권은 공적인 영역에서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 시켜야 하지 민간사업자가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건 아니다.



박 : 케이블 방송을 보면 돈 그냥 가져가라는 식으로 광고를 한다. ‘개인이 빌렸으니 너희들 책임’이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빌려 쓰게 만드는 상황을 자본주의 폐해로 봐야 하는지?



제 : 우리 사회의 폐해다. 자본주의는 원래 빌려주면 면책이 쉬운 제도다. 우리가 금융에 대해 봉건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자본주의는 금융을 그냥 하나의 사업으로 본다. 채권, 채무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양쪽 당사자가 책임을 지든 말든 간섭을 안 한다.


금융사가 영업하다 위태로우면 정부가 세금투입해서 살려놓으니 그것만을 믿고 방만하게 영업을 하는 것이 모럴해저드(moral hazard : 도덕적 해이)다. 금융사업자와 채권, 채무자가 알아서 법의 테두리에서 알아서 할 문제다. 돈을 빌려주는 게 자신들이 큰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빚은 죽어서도 갚아야 할 족쇄가 아니다.



박 : 새로운 법률을 제정할 필요 있지 않을까?



제 : 개인 채권은 민간 사업자가 추심에 참여를 못 하게 하고 공공기관이 참여해서 금융시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정도의 역할만 해야 한다. 부실채권으로 돈을 벌려하니 문제다.



박 : 이번 행사에서 소각한 채권은 어떻게 매입을 했는가?



제 : 민간에서 채권을 사기도 하고 기부도 받는다. 대부업체에서도 1%에 팔겠다는 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대광사에서 소각한 채권은 대부업체를 설득해서 무상으로 양도받았다. 차라리 추심업체는 은행보다 낫다. 추심업체는 채권을 헐값에 샀기에 인심을 쓸려면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박 : 이 일에 동참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일반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제 : 먼저 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에 참여하는 것이고, 금융시장병폐를 알아야 하는 일도중요하다. (무분별하게) 신용카드 쓰지 않는 것. 생활 속에서 건강한 금융 생활하는 것, 이런 일이 바로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죽어도) 빚을 갚아야 한다’이런 식의 생각을 안 했으면 한다. 못 갚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건 봉건적 마인드다. 이건 목숨을 걸 문제가 아니라 사업적인 문제다. 금융계가 사업을 잘못한 거다. 누가 회수 못할 정도로 빌려주라 했나? 서비스를 잘해서 마음에서부터 채무자가 빚을 갚고 싶게 하면 되는 것이다.



박 : 이번 대광사에서의 행사가 종교계가 함께하는 게 첫 행사인가?



제 : 아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독교단체와도 함께 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성남시가 적극적이고, 서울시도 대부업체 관리감독이 잘된 편이다.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대부업체 불법영업 단속도 하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형성됐다.


기사도 쓰고, 책도 내고 했지만 처음엔 계란으로 바위 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변화를 느낀다.


종교계도 처음엔 성남시에서 빚 탕감 프로젝트를 한다니까. 반박이 있을 줄 알고 조심스러웠지만 이렇게 반응이 좋을 거라곤 못했다.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거다. 여기에 조금 더하면 가계부채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가 끊임없이 빚을 내어 쓰라고 하는 현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도 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편집자 주 -경제전문가이자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의 대표인 제윤경씨는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총학생회장 역임)를 나와, 빚탕감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희망살림」의 상임이사이다. 현재 인터넷 방송 팩트 TV에서 <제윤경의 희망살림> 진행하고 있다.


(빚 탕감 프로젝트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strikedebt.k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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