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地球의 종말終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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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地球의 종말終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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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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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윤광일 교도 /중곡교당, 한양대 명예교수


24. 지구(地球)의 종말(終末)은 오는가?


천주교의 의견을 대변하는 차동엽 신부의 견해는“종말이 언제일까. 내가 죽는 날이 종말이다. 물론 역사적으로는 오메가 포인트(종말의 시점)가 있을 거다. 지구의 수명이 다하는 날이 올 테니까. 성경에는 종말이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이 종말을 보는 시각이 좀 다르다. 파국만은 아니다. 구원을 위한 최종 추수의 시간으로도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갈린다. 종말을 기대하는 사람과 두려움에 떠는 사람. 신앙인의 특권은 종말을 희망사건으로 본다는 것이다. 종교는 결국 종말 너머를 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불교를 대변하는 허정 스님의 견해는“모든 것은 변한다. 시간은 찰나의 연속이다. 그 변화의 어느 시기를 잡으면 생성이고 소멸이라 이름할 것이다. 이처럼 변화의 어느 순간을 지칭하여 끝 혹은 종말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종말을 기다리는 것이나, 거부하는 것이나 모두 어리석다. 종말이라는 개념 속에 빠지면‘지금 여기’는 내팽겨쳐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이비 종교를 판정하는 수법으로 다음과 같이 5가지를 체크해서 3가지 이상이라면 사이비 종교로 단정해도 무방하다. 사이비 종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은 첫째로 말세를 주장한다.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둘째로 교주인 자신이 종말에 인간을 구원하러 온 구세주를 자임한다. 셋째는 그래서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전 재산을 구세주에게 헌납하고 공동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넷째 구원을 확인하는 절차로‘피 나눔’이나 성 상납을 강요한다. 다섯째 이러한 믿음에 대한 배신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예언한다.


종말론은 일종의 사이비 교주들이 이용하는 설득 수단이다. 종말론으로 민중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다. 그리고 스스로가 구세주임을 자처하는 것이 통상 예이다.


2012년 12월 21일 지구인류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이른바‘마야 종말론’이 있었다. 마야달력 시작일인 기원전 3113년으로부터 5125년(13‘박툰’)째가 되는 12월 21일“시간도, 인류도 존재하지 않는‘무(無)의 세계’가 엄습한다”는 설이었다. 한마디로 인류가 멸망한다는 얘기였다. 여기 대비해 세계 곳곳에서 식량과 양초에 방공튜브 등의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 각국 정부와 기관이“터무니없는 종말론에 현혹되지 말라. 12월 21일 지구 종말은 없다”고해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우리 원불교는 기본적으로 종말론을 믿지 않는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후 500년을 정법 시대라고 한다. 이 정법 시대가 지나면 1000년의 상법 시대가 오고 1000년의 상법 시대가 지나면 1000년의 말법시대가 온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말법 시대이지 종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원불교 교주이신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전망품 19에서“성인의 자취가 끊어진 지 오래고 정의도덕이 희미하여졌으니 말세인 것만은 사실이나 이 세상이 이대로 파멸되지는 아니 하리라.”오히려 돌아오는 세상이야 말로 크게 문명한 도덕세계가 된다고 했다.


말법시대에 대한 문헌 기록은 법화경에서 찾을 수 있다. 법화경에는“여래가 별한 후 말법 중에 이 경전을 설하려면”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북송의 혜홍 각범(慧洪覺範:1071~1128) 선사가 집필한 중국 선종의 유명한 문헌『임간록』에“무릇 말법 시대에는 사람들 대다수가 지혜가 메말랐다”라고 말법을 언급하고 있다.


원불교의 견해는 말법은 인정하지만 지구의 종말은 없다. 다만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이다. 돌고 도는 일원의 세계에서는 처음도 없지만 마지막도 없다. 죽음은 다른 탄생을 의미할 뿐이다. 영 어 로 졸 업 식 을‘ commencement ceremony’라고 하는 데 이는 바로 시작을 의미이다. 고등학교의 졸업은 대학의 시작, 대학의 졸업은 사회의 시작이다. 올해 말은 다음해의 시작인 것과 같이 시종(始終)이 불이(不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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