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목걸이와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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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목걸이와 설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6.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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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명권교무의 네팔지진피해현장리포트②



3시간 넘어서 올라간‘만부’라는 마을의 동네 주민들은 하와이의 모습을 TV에서 본 것 같이 대대적인 환영의 박수와 꽃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몸 둘바를 모르는 사이에 간단한 인사와 함께 쌀을 받기 위해 오신 분들은 어느새 다 사라졌다. 저녁 식사를 위해 챙겨간 라면과 비빔밥을 들고 마을 주민 집에 가니 간단한 밥과 양고기를 튀겨 주었다.


우리는 가지고 간 식량으로 식사를 하면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 동안 몇몇 구호 단체들이 와서 지원을 했는데 그 양이 너무 미미한 관계로 식량에 대한 부족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만부 마을에는 이번 지진으로 부서진 초중고 학교 마당에 ‘굿 ○○○○’라는 구호단체가 지역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계획 하고 있었고 아이들의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 교실을 열고 있었다.


이 마을에 오기 전 쌀을 구입한 곳에는‘굿 ○○○○’가 본부를 차려 놓고 있었고 대표자와 인사를 했다. 우리도 이곳에 지원 사업을 하고자 왔다고 하니, “우리가 이곳 지역 4개 VDC(동보다는 조금 큰 지역단위)에 100억을 지원 사업을 진행을 했고, 한국 구호팀, 지역 네트워크, 정부와 이야기를 하여 이곳 마을을 맡고 있는데, 왜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지원 사업을 하느냐”며 짜증 비슷한 말을했다.


우리는“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정부를 통해 지원 사업지역을 선정하여 이곳에 오게 됐다고 하면서함께 잘하겠다고 했다. 나중에는 “오셨으니까 잘 하고 가라”고는 했지만 별로 탐탁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봤다.


우리 일행은 만부에 올라오기 전에 그들이 무려‘100억의 예산으로 준비를 했다면 지역에 나름대로 필요한 부분을 잘 지원 했겠지’싶었는데, 실상은 지진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했고, 주민들은‘굿 ○○○○’때문에 자기들이 필요한 것을 못 받는다고 다들 투덜대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면 노지에서 숙박할 요량으로 카투만두 지역에서 텐트를 구입하려고 하니, 가격도 비싸서 현지인들과 같이 밑에 갈판을 깔고 위에는 천막만 구입을 해서 돌아왔다. 그런데 우리가 현장에 올라올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그대로 바닥에서 잠을 자면 축축해서 제대로 잘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올라오고 얼마 되지 않아 비가 그쳐 밝은 달빛을 보면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잠을 중간에 설치면서 눈을 뜨니 새벽 서너 시, 그냥 일어나서 저 멀리 설산을 바라보거나 지역 주변을 살펴봤다. 이산 저산 마을들이 많게는 4~50여 집, 적게는 10여 집들이 곳곳에 모여 있었다. (사진)


평지라고 생각되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집들이 모여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다랭이밭들이마을마다 있었다. 설산을 바라보던 중에도 산이 먼지를 내면서 흙들이 밀려 내려오거나 무너지는 광경들을 볼 수 있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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