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아웃(行-OUT) 교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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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아웃(行-OUT) 교화단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6.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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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조세웅 / 둔산교당, KAIST 원불교 교우회


올해 초, 화상채팅 어플‘행아웃’을 이용하여 매주 온라인으로 단회를 보는 행아웃 (行-OUT) 교화단이 만들어졌다. 30여 명의 청년들이 3단으로 나뉜 행아웃 교화단은 단별로 지도 교무님을 모시고 각자의 장소에서 노트북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매주 1시간 씩 단회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의 특성상 오프라인에 비해 친밀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을 적당히 끼워 넣고 단원들의 피드백을 끊임없이 받아가면서 4달이 지난 지금까지 나름 순항하고 있다.


행아웃 교화단이 만들어진 배경은 조금 슬프다. 대학생 연합회(원대연) 활동 시절 끊임없이 들어야 했던 이야기는“그래봤자, 원대연을 졸업한 선배들은 교당에 안 나오지 않느냐”는 핀잔이었다. 우리는 다르리라 자신했지만,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옛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니 역시나 태반이 교당을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취업경쟁을 이겨내고 사회에 적응하느라 심신에 여유가 없는 처지에 새로운 환경의 청년 법회를 찾아가는 것은 큰 부담이었고, 무엇보다 대학 4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 대학생 교화를‘버텨내야’했던 친구들은 많이들 지쳐있었다. 그런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갈 곳이 없으면 우리가 만들자고 시작한 것이 행아웃 교화단이었다.


원대연 친구들의 최대 강점은 대학생 시절부터 실전으로 단련된 주인의식이 아닐까. 행아웃 교화단 역시 그랬다. 우리가 왜 법회를 나오기 어려운지에 대한 원인 분석부터 교화단 조직과 프로그램 구성, 훈련 준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우리 손으로 이뤄졌다. 교당을 쉬고 있던 청년들도 과거에 원대연에서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이 연락하니 반가운 마음으로 교화단에 합류했다. 교화단 구성을 마친 후 지도교무님들을 섭외해 모셨는데, 교무님들 역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 기특하다며 바쁜 시간을 쪼개어 흔쾌히 지도를 수락해주셨다.


단회 프로그램을 짤 때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한 사람이 말을 오래 하면,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지루하다. 온라인 단회를 기존 법회와 같은 방식으로 매주 진행한다면 이는 동상 강의를 듣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무님의 재량 프로그램은 월 1회로 줄이는 대신, 2주차에는 교리 중심의 강연 및 회화, 3주차에는 삶 속의 고민을 털어놓는 문답감정, 4주차에는 원불교, 시사, 개인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생각을 나누는 스페셜 토크 시간을 마련했다.


쌍방향 소통 중심의, 그동안 각자의 속에 눌려있던 아이디어들이 공유되는 것을 보면서 오프라인 법회도 이렇게 했다면 더 재밌었을 텐데, 왜 전에는 이렇게 법회를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행아웃 교화단은 지금도 만들어져가는 중이다. 오프라인 모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여름 훈련은 어떻게 날까, 정식 법회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단원들이 더 오고 싶어질까 등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 단회와 단장회의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


출석수가 높은 단에게 오프라인 단모임 비용을 지원하는 출석 이벤트와, 명절에 교당에 가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기프티콘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참고할 선례가 별로 없어 시행착오도 많지만 그만큼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가는 재미가 있다. 내년 이맘 때, 그리고 더 나중에 행아웃 교화단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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