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카메라Mind 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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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카메라Mind Camera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6.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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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위 강동현 교무 / 칠성부대 군종장교


예비교무시절, 경산종법사님께서 훈증시간에 해주신 말씀이 있다. “나는 서울교구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 사찰에 있는 불상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 취미였다. 불상에 숨어있는 부처님의 미소와 마음을 닮고 싶었기 때문이다.”그 말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한 감상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메라가 있구나!’어디에? 마음에….


나는 이 카메라를「마인드 카메라」라고 부른다. 마인드 카메라는 5개의 렌즈가 있다. 5개의 렌즈는 눈, 귀, 코, 입, 몸이다. 이 렌즈로 촬영 된 사진은 마음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다. ‘오늘은 어떤 사진을 촬영하고 저장 할 것인가?’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물음이다.


그 물음을 따라 최근에 의미 있는 사진을 촬영하고 저장 하였다. 바로「인성교육 교관경연대회」참가사진이다. 육군본부 군종실에선 매년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군종장교들의 실력을 겨루는 장이며, 종교별 자존심이 걸린 대회다.


군사급 부대의 진행방식만 소개하면 1차 사단예선, 2차 군단예선, 3차 사령부예선, 마지막으로 육군본부 본선으로 올라가는 토너먼트식이다. 올해 주제는「신앙을 통한 사생관 확립」이었다. 심사위원은 각 예선을 주관하는 부대 군종참모들이다. 원불교는 군종참모가 없으므로 군종목사, 군종법사, 군종신부가 심사위원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육군 군종장교 총 346명 가운데 원불교 군종장교는 3명이다. 0.9%에 불과한 비율로 99.1%을 상대하는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다. 하지만 이 자체도 감사할 뿐이다. 다윗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진님들의 노고가 있었는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인 것이다.


기적을 만들어 준 교단과 선진님들께 보은한다는 심정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마음은 묘한 것! 항상 보은의 마음을 유지 할 순 없었다. 그럴때마다 심고를 올리며 마음을 다스렸다. 마음의 롤러코스터 속에 준비 한 인성교육 교안의 제목은「마인드 카메라」였다.


운 좋게 1차 사단예선과 2차 군단예선까지 통과했다. 군단대표로 3차 사령부 예선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회 몇일 전, 사령부 군종참모인 목사는 20분짜리 교안을 10분 내외로 발표하라고 지시하달 했다. 좀 의아했다. ‘~ 카더라.’라는 말도 들렸다. 그러나 스스로 원불교의 자존심이 걸린 부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사령부 예선 당일, 법신불전에‘교단에 누가되지 않고, 소태산 대종사의 법을 세우게 하시옵소서’란 심고를 올렸다. 사령부에 도착하니 총 6명이 각 군단을 대표해서 선발된 것을 확인했다. 6명 가운데 군종목사는 4명, 군종신부와 군종교무가 1명씩이었다.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했다. 6번째 순번이 나왔다. 종교간 자존심 대결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3차 예선이라 그런지 치열했다.


마침내 나의 순서가 되었다. 시연을 하려던 찰나,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났다. 사단 군종장교들이 응원 현수막을 펼치는 것 아닌가! 「사랑해요 강동현! 우유빛깔 강동현! 절절포 강동현!」이라고인쇄된 감동의 응원구호…. 시연이 끝날 때까지 현수막을 들고 응원해줬다. 참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현수막 응원을 받았다. 정말 행복하게 시연을 할 수 있었다.


결과는 본선진출 실패! 6명 가운데 6등을 했다. 군종목사와 군종신부가 최종본선에 진출했다. 결과를 듣고 아쉬웠다. 사단 군종장교들도 많이 아쉬워 하고 격려를 해줬다. ‘혹시나?’하는 기대를 해봤지만, ‘역시나!’였다. 그러나 후회는 없었고 홀가분했다. 스스로의 한계를 절감했지만 배운 것이 더 많았다.



여기까지가 나의 마인드 카메라에 촬영 된「인성교육 교관경연대회」참가 사진이다. 「나의 도전은 여기서 끝났지만, 원불교의 도전은 계속된다」그 사진에 적힌 말이다. 분명 언젠가는 본선에 진출하는 후배, 우승하는 후배들도 나올 것이다. 그 날을 고대하며, 오늘도 디딤돌을 놓는 사진을 촬영한다. 어디에?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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