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포섭하는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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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포섭하는 덕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7.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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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법문이 있는 포토에세이



“외도들이 부처님의 흉을 팔만 사천 가지로 보았다 하나 사실은 부처님에게 잘못이 있어서 그러한 것이 아니요, 그 지견과 익힌 바가 같지 아니하므로 부처님의 참된 뜻을 알지 못한 연고니라. 그런즉, 그대들도 본래에 익히고 아는 바가 다른 여러 지방 사람이 모인 대중 중에 처하여 먼저 사람마다 특성이 있음을 잘하여야만 동지와 동지 사이에 서로 촉 되지 아니하고 널리 포섭하는 덕이 화하게 되리라.”(대종경 교단품 4장 中)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성(性) 소수자를 지칭하는 이런 단어들은 아직은 우리 원불교 사람들에게는 낯설거나 입에 올리기 거북스런 용어일 겁니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쉽사리 가부(可否)를 논하는 것은 자신의 사리연구가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 밖에 안된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자료들을 살펴보며 나름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0일 열린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원불교 인권위원회의 이름으로 연대발언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짧은 발언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는데 행사 스텝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두손을곱게모아,“ 교무님, 말씀감사합니다”라고인사를하며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치‘그동안 우리 교무님들은 어디 계시다가 이제 오신 거예요?’하는 약간의 투정이 담긴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반(反) 동성애자들과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측의 대립은 마치 휴전선을 서울 광장에서 보는 것 같은 깊은 골로 드러났습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 이전에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방이 왜 그런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 먼저 헤아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처님의 흉을 보던 외도(外道)가 되기 전에 말입니다.


사진·글 박대성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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