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有事와 무사無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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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有事와 무사無事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7.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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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길튼 교무 / 나주교당


「무시선법」의 강령을 보면“육근(六根)이 무사(無事)하면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며, 육근이 유사(有事)하면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양성하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사와 무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유사와 무사와 관련된 개념으로 동(動)과 정(靜) 그리고 정기(定期)ㆍ상시(常時)의 개념이 있습니다. 이런 개념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요?


# 타자와 시비이해의 유무


유사(有事)란 일이 있을 때입니다. 일이 있다는 것은 동할 때로 상시의 활동할 때입니다. 이에 비해 무사할 때란 일이 없는 한가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정할 때이며 정기적일 때입니다.


정기는 일정한 기간마다 일정동안의 시간과 기간을 의미합니다. 일을 다 처리한 한가한 시간을 확보한 기간입니다. 즉 유사=동=상시, 무사=정=정기로 크게 대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이 있다는 유사와 일이 없다는 무사의 뜻은 무엇일까요?


대종사님은 일이란 인간의 시비이해라고 정의해 주셨습니다.(『정전』사리연구의 요지) 그러므로 일이 없다는 것은 시비이해에 무관할 때이며 일이 있다는 것은 시비이해와 밀접하다는 것 입니다. 시비이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시비이해에 초연할 때와 시비이해의 자기장 속에서 시비이해에 직면하는 때입니다. 즉 정할 때는 시비이해에 초연할 때라면 동할 때는 시비이해에 직면할 때입니다.


대종사님은 상시에는 육근이 유사할 때로 시비이해의 경계 속에서 일을 처리해 가는 때라면 정기는 육근이 무사할 때로 시비이해에 한 발 물러나 여유있게 준비할 때라 하십니다.


일이란 어떠할 때 발생하게 될까요? 일은 타자(他者)라는 인연과 마주쳤을때 발생하게 됩니다. 타자의 인연을 대할 때 시간과 역사가 발생하고 시비이해의 스토리가 엮어지게 됩니다. 미래라는 시간은 타자와의 관계입니다.(레비나스) 타자와의 인연을 통해 시비이해가 발생하여 순한 미래도 거스르는 미래도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사란 타자와 마주칠 때라면 무사란 타자와 무관(여유의 거리)한 상황(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동정(動靜)의 범주


유사할 때(動,常時)와 무사할 때(靜,定期)는 절대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입니다. 우주의 음양의 원리에 바탕하여 인간의 삶의 방식과 심리상태에 따른 구별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하루를 놓고 보면 낮은 주로‘동할 때’요 아침과 저녁은‘정할 때’라할 수 있으며, 의미상 일주일 중 주중은 동할 때요 주말은 정할 때로, 봄과 여름은 동한 시기로 가을과 겨울은 정한 시기로 상징하여 볼 수 있습니다.


정기훈련은 정할 때의 훈련이라면 상시훈련은 동할 때의 훈련이라고 대별할 수 있지만 상시훈련도 하루를 놓고 또는 마음상태에 따라 동과 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변의품 26장) 그리고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은‘상시와 정기의 가교 역할’로‘상시훈련의 점검장’인 동시에‘정기훈련의 출발점’이 되므로 정기의 정(靜)할 때의 공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사의 동할 때와 무사의 정할 때는 환경의 상태를 전제한 마음상태라 할 것입니다. 아침은 정할 때이고 낮은 동할 때이나, 아침이라 해도 시비이해가 첨예하게 작동되는 상황이라면 동할 때이고, 분주한 낮동안이라 해도 잠시 여유를 갖고 쉴 때라면 정할 때인 것입니다. 이처럼 유사와 무사는 상황적이고 심리적인 것입니다.


유사-무사, 동-정, 정기-상시의 열쇠는 시비이해에 있습니다. 시비이해의 관련정도를 기준으로 유사-동-상시와 무사-정-정기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비이해를 떠나서 공부할 수도 없고 시비이해에 매몰되어 공부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시비이해에 초연하여 준비할 수도 있고 시비이해에 직면하여 마음의 힘을 기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수행품 50장)


결론적으로 시비이해의 자장에서 벗어나 여유가 있을 때가 무사라면 시비이해에 직면해 있을 때는 유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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