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작용하는 사은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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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작용하는 사은님 은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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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박지수 / 현민, 여주교당, 한양여자대학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지혜로울 지(智)자에 빼어날 수(秀)자를 써서 박지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느 곳에서든 인사와 더불어 짧은 자기소개를 할 때에는 항상 이름의 한자 뜻을 소개하곤 한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각인 시켜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고무시켜 내가 속한 단체에서 앞으로 나의 생각과 말, 행동을 더 신중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서원이 담긴 이름과 달리 나는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 서대연 여름농활 및 성지순례를 통해 나는 이 정법회상에 들어왔기 때문에 내 이름 지어진 대로 살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서대연 힐링프로젝트(Healing Project)’라는 이름으로 전라남도 영광 원불교 영산 성지 일원에서 8월 22일~ 25일의 3박 4일간 여름농활 및 성지순례가 진행 되었다. 서대연은‘원불교 서울교구 대학생 연합회’의 줄임말로 서울교구내의 대학생회원들의 연합체이다. 회장단으로는 유나혜 교우, 여이래 교우가 있고, 임원단으로는 박지원 교우, 김지윤 교우, 고문으로는 유소혜 교우, 이단비 교우가, 지도는 노현성 교무님께서 함께 해 주셨다. 대략 일정은 아침 심고 및 체조로 시작하고 농활, 점심식사, 단 모임, 농활, 저녁식사, 친목과 화합의 밤, 마음일기 순으로 진행되었다.


농활 첫째 날, 선발대로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7시 50분 버스를 타고 영광으로 향했다. 성지에 처음 들어와서 내 눈에 들어온 풍경과 느낌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짐 정리를 하고 식사를 한 후 결제식을 하면서 단원과 단장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내가 두 번째 단의 단장이었다. 왜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나를 단장으로 택하셨을까 하는 것이 내내 의문이었으나, 머지않아 일상수행의 요법을 봉독하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마도 공익심 없는 나를 공익심 있는 나로 돌리기 위해 결정한 것 같다.


결제식을 마치고 남자 교우들은 통나무를 옮기는 일을 하러 갔고, 여자 교우들은 식당 옆에 있는 작은 밭에서 잡초를 뽑았다. 자영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해 짧지만 작물재배 경험이 있었던 나는 교우님들로부터‘농부의 딸’,‘ 지수 선생님’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마음일기 시간에 들어본 교우들의 역경은 모기 등의 벌레와 마주친 일, 어성초의 비릿한 향을 맡았던 일 등 주로 농활시간에 있었다. 그만큼 힘들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역경 속에서도 마음을 돌려 사용하고자 항상 유념한 도반들이 존경스러웠다.



(다음 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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