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청년)언제 어디서든 작용하는 사은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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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청년)언제 어디서든 작용하는 사은님 은혜
  • 한울안
  • 승인 2015.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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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지수-현민, 여죽당, 한양여자대학교

저녁식사를 마치고 친목의 밤. 다 같이 게임을 하며 놀다보니 조금씩 가까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가져본 마음일기 시간에는 교무님과 교우들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면들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그 말씀들이 그저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말이 아니었기에 말씀자체가 와 닿았고, 일상에 적용할 수 있었다.



둘째 날은 전날에 일을 했었던 덕인지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역시 힘들다 하는 것은 힘이 들어온다는 말이 맞구나 하고 느꼈다. 이날 점심식사 이후에 있었던 회화시간에는 ‘내가 평소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어디엔가 한편에 집착하여 지혜롭고 원만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날에는 영광의 갯벌에서 물놀이를 했는데 항상 진행과 준비를 도맡아 하시느라 고생하셨던 교우가 조개껍질에 발을 다치고 말았다. 모두들 다친 발을 걱정했는데, 발을 다친 교우의 마음일기를 들어보니 다친 발 자체보다는 자신의 마음작용을 관찰했구나 하고 대단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그날이 되어서야 나에게 있어서 주된 순경과 역경이 무엇인지, 그 업의 뿌리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나에게 역경은 주로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나, 혹은 그렇다고 느낄 때 였다.



순경은 누군가로부터 관심과 사랑받음을 느끼고 있을 때 그것에 끌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을 때 찾아왔다. 또 평소에 유난히 죄책감에 시달려 나는 안 된다하며 자포자기하고, 욕심대로 되지 않으면 낙망하여 버리는 것, 엉뚱한 부분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등은 나의 치심(痴心)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이번 농활을 통해 얻은 법연 다음으로 나에게 소중한 배움이 되었고, 공부의 목표를 새로이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일정으로는 삼밭재를 가는 것으로 되어있었지만, 다음날 하산을 할 때 비가 오게 되면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영산선학대학교 대강당에서 서원문을 작성하고 봉독하였다. 나는 정말 나만을 위한 서원문을 적었는데, 어떤 교우들은 다른 이를 위한 서원정진 기도문을 작성했다. 내가 정말 부족하구나 하고 느끼었다.



마지막 날에는 아침식사 후 와선을 하였고, 단별로 성지마다 숨어있는 QR코드를 찾으며 재미있게 미션 수행도 하고, 좋은 기운을 얻어 갈 수 있었다. 해제식에서는 각자 느낀 점을 발표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러 온 곳에서 받고 얻은 것이 더 많았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간에 사은님의 은혜는 항상 작용하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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