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하나이니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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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마치며, 하나이니 하나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1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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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세관 교무 / 강원교구 김화교당


# 1. 화두 연재


깨달음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8만 4천 무량법문을 하셨고, 선불교에 들어와서는 1,701개의 공안이 양산되었고, 대종사님께서는 20개의 의두를 제정하셨습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이것도 번다하게 여기셨는지 의두요목 중 선불교의 공안 3개와 대종·정산·당신의 게(偈) 각 1개씩을 추려 6개의‘대적공실’법문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교단 100년을 준비하라 하셨습니다.



대적공실 6개와 의두요목 20개 가운데 겹치는 3개를 제외하고 23개의 의두를 57번의 횟수를 통해 이곳에 연재했습니다. <한울안 신문>에 지면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 절필과 공부


8년전 <원불교 신문사>를 떠나며 절필을 했습니다. ‘글’이라는게 알리고,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으로 수도인에게는 번다했습니다. 요즈음은 수도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너무나 말이 많은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만큼 시비이해가 많아진 것 뿐만 아니라 그 분별이 빨라졌고 끼치는 업들도 무거워졌습니다. 한마디로‘닫음’이 요청된다는 것이 시대정신이라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래서 절필했습니다.


글을 달라는 요청은 여전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모두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거절 못했습니다. 대적공실과 의두요목! 변변한 참고서나 해설서 하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공부’로 만나는 것은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또 하나의 티끌이라 여겨졌다면 시작을 하지 않았을 터입니다. 그리고‘깨달음’을 향해 모든 것을 내건 사람과 그것을 좇는 사람을 위한 경외(敬畏)였습니다.


# 3. 저를 보입니다


사실 1,700공안이나, 20개 의두요목이나, 6개의 대적공실 등은 결론이 모두 같습니다. ‘진리’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접근 방식과 받아들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취한 것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해석을 하고자 했던 것은 언어의 사회성이나 그에 따른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글을 읽기 위해서는 가나다라…를 배워야 하는 것처럼 이 연재는 답이 아니라 접근 방식을 내보였다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제가 접근하는 방식을 내보임으로서 각자의 방식대로 접근하며 진리를 접하도록 했다는 것 입니다.


최근에 아이를 가진지 4개월 된 청년에게 보낸 편지가 있습니다. 그것으로 23개 의두기행을 결론지으려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붙여 반드시 성리품 28장에 나오는‘염소 먹이기’를 잊지 말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 4. 하나


아이 가진 ○○야 축하한다! 네 안에 꿈틀거리는 준비된 생명은 너와 한 몸. 분명한 네 몸인데 언제까지 하나이고 언제부터 둘일까? 출산 후에는 둘 일까? 내가 낳은 핏줄이니 사랑으로 하나라지만 더 커서 독립하면 둘일까? 어릴 때 헤어진 엄마와 자식은 서로를 몰라보니 아주 둘일까? 시간이 많이 흐르면 더 분명한 둘일까?



아니란다. 원래 하나인데 분별(分別) 하면 둘!


엄마와 네가 태중에 하나였듯 한 다리 건너보면 동생들도 하나. 더 건너면 친척들과도 하나이고 남편과도 하나, 모든 이들과도 하나. 우리의‘분별’이 내 자식이나 다른 사람도 둘로 만드는 것!


결국 온 세상이 하나란다. 그래서 없는 곳 없이 다 얽혀있는 우주만유가 큰 생명인 하나님! 사람의 모습을 한 인격적 신은 우리의 상상일 뿐. 온 누리가 하나의 생명인 하나님이란다. 난 일원상(圓=ㅇ)이라 부르지.



무심한 농약 하나가 우리를 병들게 하고, 작은 매연 하나가 북극곰과 이별하게 하듯 파동 하나가 영향을 미치며 하나님을 아프게 하고 인과라는 이름으로 균형을 유지하게 한단다.


아이가 지금 너와 하나이듯 언제까지 기억하며 일생동안 분별하지 말고 아이와 남편을 하나로 사랑해라. 그리고 엄마와 동생들, 나아가 모든 사람과도 하나임을 분명히 기억해서 언제나 하나로 사랑해라. 널 사랑한다.


* 우세관 교무의「기원문 결어」가 곧이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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