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자 나누자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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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자 나누자 기르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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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전국도덕발양제주대회에 다녀와서


김수공 교도"개봉교당"교구청운회부회장


김수공
개봉교당"교구청운회부회장

원기86년 6월10일 제주도 제주 학생 문화원에 커다란 난리가 났다. 80만 제주 도민을 상대하여 출석교도 200여명밖에 안 되는 제주도 거주 우리 원불교 교도가 이룩해낸 난리다.
작년 여름 중도훈련원에서 몇 명의 제주교구 청운회원과 함께 훈련에 참가한 김성근 제주교구 청운회장이 내년 도덕발양대회를 제주에서 치르겠다고 할 때 우리는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며 반신반의하였다.
그러나 “너무나도 훌륭히 잘 치르셨습니다. 제주 교구 교도 여러분 특히 청운인 여러분 정말 잘하셨습니다. 정말 장하십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껴안아주고 싶을 만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치르셨습니다. 원기84년의 서울대법회와 원기 85년의 부산대법회 못지 않은 대법회를 치르셨다고 치하 드리고 싶습니다.”
식전행사로, 58명으로 이루어진 제주 소년소녀 합창단들의 재롱과, 판소리 흥보가를 부른 젊은 국악도들의 익살과 해학은 1600여명의 흥을 돋구는데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이어서 벌어진 제주 도립 예술단들의 좀 특이한 몸짓의 조랑말 춤도 모든 교도가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1부 식전행사에 이어 본 대회를 치르며 종법사님이 입장하실 때는 전교도가 하나인 듯 모든 이의 눈과 귀가 종법사님을 벗어날 수 없었다. 본 대회에 들어가 우리 청운회의 7대 강령을 제주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섬기자, 나누자, 기르자 (섬나기) 정신이라는 아주 독특한 구호아래 특색 있게 우리 청운회 7대 강령을 실천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 청운회 7대 강령에 바탕 하여 제주 도민을 상대로 시상을 하는 성숙된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새삼 제주교구 청운인들의 저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제주교당 청운회 총무를 맡고 계시는 김형우님의 새 삶 발표는 본인은 물론 참석한 전 교도를 울리고 말았다. 진심은 서로 통한다고 하던가. 김형우님이 부끄러운 과거사를 들추며 교법으로 다시 태어난 그 마음에 대종사님의 혼이 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이어 종법사님의 ‘주인의 길’이라는 법문을 새겨들으면서 과연 나는 이곳에서 주인노릇을 하고 있는가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가져 보았다. 제주 청운인들과 나를 주인과 객으로 분리하여 생각한 나의 철없는 태도를 종법사님께서 꾸짖으시는 것 같아서 잠시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
연초부터 제주대회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 서울교구 청운회 집행부도 참 부단히 노력하였다. “출석교도 200여명밖에 안 되는 제주도 교화를 우리가 도와주러 간다 하는 사명감으로 갑시다”하며 독려를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번 제주 대법회를 통해 제주교도 분들의 뜨거운 신앙심과 함께 ‘너나 잘해라’하는 꾸중만 듣고 온 기분이다. 이번 대회를 바라보며 처음에는 다소 불만이 없을 수 없었지만, 대회를 치르고 난 후 그런 섭섭함은 모두 사라졌다. 단지 그토록 애를 쓴 흔적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제주교구 교화 활성화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해본다.
행사 전날 나는 일부 청운인과 함께 한라산에 올랐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6월의 한라산 산행은 처음인지라 오르면서부터 내내 가슴이 벅차 올랐다. 정상부근에 다다르자 온 산이 철쭉으로 붉게 물들어 말로써 형용하기 어려운 장관을 연출하여 나는 커다란 선물을 가슴에 가득 담고 온 기분이다. 저녁에 참관한 제주 세계 섬 문화 축제장 입구의 커다란 멀티비젼에 새겨진 ‘환영 원불교 청운회’라는 로고가 우리들 마음을 더욱 기쁘게 만들었다.
특히 대회장 하늘에 원광이 장엄하게 펼쳐져 원불교신문사 교무님께서 사진을 찍으셨다는 얘기를 들으니, 대종사님 탄백기념대회가 새삼 생각나고 대종사님의 성령이 이 곳 제주에 임하셔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청운인의 웅지를 가상히 여기시는 듯 해서 벅차 오르는 가슴을 가눌 길이 없었다.
1300여 명의 뭍에서 온 우리 교도들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제주에 가서 다같이 염원한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오직 제주교화의 물꼬를 터 주기 위함이었다는 단 한가지 사명이었음을 제주교도 여러분들은 알아 주셔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힘찬 목소리로 사회를 보신 김성곤님의 말씀대로 제주도가 전 세계를 향한 교화의 전진기지가 되는 날까지 우리 모두 이번 대회를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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