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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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 전재만
  • 승인 2001.12.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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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시장


이관도 본부장 시장님 반갑습니다.
시장님께서 취임하신지 3년 6개월이 되어갑니다. 하신 일이 참 많았는데 그 동안 서울시정 전반을 자평해 주시고, 보람있었던 일 몇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고건시장 우선 하드웨어면에서 제가 10년전 관선시장때 시작했던 지하철 5·6·7·8호선 160km를 지난해 연말까지 6호선을 끝으로 모두 완공시킴으로써 우리 서울은 이제 세계 지하철 5대 도시의 하나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때 착공했던 내부순환도로도 민선시장으로 돌아와 완공하여 개통시켰습니다. 이제 서울 대중교통의 대동맥이 완성되었으며,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를 확립하였습니다.
이관도 본부장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고건시장 이제는 시민들이 최소한 서울시청을 복마전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장에 취임한 후에 부패와의 전면 전쟁을 선언하고 부패를 강도 높게 척결해 왔습니다. 특히, 「햇볕은 최고의 살균제다」라는 말에 따라 부패를 사전에 시스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투명한 행정시스템을 힘써 구축해 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책을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을 하며, 또 그 결과도 시민에 의해서 평가 받은 시민평가제를 도입하여, 시민본위 시정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취임후 지금까지 「시장이 일하는 곳은 시장실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현장」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시민의 곁을 찾아다니면서 시민의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옛날과는 달리 시민들이 서울시정에 매우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 점이 저에게 더 없는 보람이 되고 있습니다.
이관도 본부장 내년 월드컵때 많은 중국 관광객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은?
고건시장 월드컵 기간 중 약 6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서울을 방문하고, 이 가운데 4만명 가량이 체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관광호텔과 월드인(여관), 민박 이외에, 월드인으로 지정되지 않은 일반여관 1만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또 한국 가정생활 체험을 희망하는 관광객을 위해 3천500여 민박가구 가운데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 700여 가구를 ‘니하오마 홈스테이’로 지정,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관도 본부장 현재 서울시는 서초구 원지동 청계산 일대에 서울시 추모공원 건설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추모공원을 세곳 더 만들 계획이시죠? 서초구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추진하는 뜻은 무엇입니까?
고건시장 우리나라의 국토가 이제는 묘지를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물리적인 한계점을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를 화장중심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펼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시장공관에서 종교·언론·학계·여성계, 그리고 시민단체, 기업계 대표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함께 장묘문화개혁운동 발기인 모임을 시작으로 화장과 납골을 중심으로 하는 장묘문화 선진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였습니다. 그 결과 98년 당시 30%안팎에 머물러 있던 서울의 화장율이 불과 2년여만에 50%를 넘어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관도 본부장 시장님께서는 역대 서울시장중 최고의 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하였고, “행정의 달인이다”, “클린 고건이다” 이런 화려한 수사가 붙어 다니는데요. 남다른 좌우명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시죠.
고건시장 저는 지금까지 30여년 넘게 줄곧 공직자로 일해 오면서 세가지 생활신념을 가지고 일해 왔습니다. 그 첫 번째가 지성제일주의(至誠第一主義)입니다. 남들이 8시간 일하면 저는 더욱 정성을 다하여 9시간 이상 한다는 정신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서 일해 왔습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지성을 다해 국민을 위해 일하면 국민들이 나를 믿고 동참해 준다는 뜻에서 ‘지성감민(至誠感民)’을 나의 첫 번째 가는 공직자 신조로 삼아 왔습니다.
두 번째는 「청렴성(淸廉性)」을 강조한 「지자이렴(知者利廉)」입니다. 청렴하지 않으면 결코 신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도 목민심서에 나오는 ‘현명한 사람은 청렴한 것을 이롭게 여긴다’는 뜻의 「지자이렴(知者利廉)」이라는 말을 인용하여 부정부패에 빠지지 않도록 설득하곤 합니다.
세 번째는 ‘태양이 매일 새로이 떠오르듯이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이 매일 달라진다’는 일일신(日日新)입니다. 행정도 변화된 사회환경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변화와 노력 속에서 우리시정이 새로워지고 발전해야 새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관도 본부장 이제 2002년 임오년을 맞이하는데요. 내년도 서울시의 시정방침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시죠
고건시장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겠습니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복지부분 예산을 대폭 증액하여 1조 2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다음은 월드컵을 빈틈없이 준비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민·환경·문화 월드컵이 되도록 준비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추진해온 투명행정시스템, 시민평가제, 성과주의예산제도 등 시정혁신 시스템을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 시정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관도 본부장 임기 6개월 후 다른 계획은 없으신가요?
고건시장 퇴임 후 대학교수직이 자연적으로 복직됩니다. 다만 마음 속에 크게 걸리는 것은 지역감정입니다. 이 문제를 해소하는데 봉사하고 싶습니다.
<정리 전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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