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 시대의 생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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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위기 시대의 생명운동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5.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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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환경의 위기’에 대해서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조금만 나가면 나무도 있고, 산과 강도 있는데 무엇이 위기냐는 것이다. 정작 큰 문제는 가까워오는 위기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바로 그것이다. 한강의 물고기 개체수가 현저히 줄고, 어린이 암환자의 수가 증가했다. 또한 새로운 질병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에 대해, 우리는 현재 보이는 것만을 봐서는 안된다. 환경의 위기는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환경의 위기

수렵·채취활동을 하던 인류는 인구증가로 위기를 맞자 농업활동을 시작했다. 이것이 농업혁명이다. 농사를 짓게 되면서 식량은 확보되었지만, 자연 그대로의 수많은 곡물과 과일 대신 쌀과 밀, 사과와 수박 등 그 종류가 현저히 줄었다. 농업혁명은 인류를 살렸지만, 오히려 먹거리를 제한함으로서 식탁의 위기를 야기했다.
또한, 산업혁명 이전의 주 연료는 나무였는데, 이것이 부족하게 되자 석탄을 에너지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석탄을 캐기 위해 증기기관차를 이용했고, 생산지와 소비지 연결을 위해 철로를 놓았다. 하지만 이 산업혁명이 가져온 결과는 엄청났다. 전에는 인식조차 못했던 환경오염이 대두된 것이다.
이와 같은 혁명들은 우리의 식탁에도 위기를 가져왔다. 컵라면용기, 젖병, 커피캔, 고기나 생선을 포장하는 발포플라스틱용기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을 통해 환경호르몬에 시시각각 노출된다. 환경호르몬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신체에 유입되면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특히 생식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므로 생태계의 파괴, 출산률 저하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당장 먹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것이다.
또한,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쓰일 데는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환경과 에너지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있다. 에너지는 꼭 필요하지만 사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한다.

상상력이 환경운동의 힘

문제는, 환경문제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전기세, 수도세 등 공과금이 많이 나오면 주부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플러그 뽑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챙겨서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사실,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치기보다는 회사에 대기전력이 없는 제품을 만들라고 요구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이러한 상상력은 환경운동을 이끄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생명운동의 시작은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이다. 가정의 전기계량기는 대부분 잘 안보이는 데 숨어있다. 하지만, 수시로 점검하고 체크해야하는 기기일수록 예쁘게 만들어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야한다. 또한, W가 아니라 실제액수로 표시되는 전기계량기를 만드는 것도 건의해볼 일이다.
또한, 우리는 문제 인식을 새롭게 해야한다. 요즘 트렌드가 된 환경친화적 아파트는 아파트 내 정원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정원이 있는 아파트’가 아닌 ‘잔디위의 아파트’로 만들어 건물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 잔디를 깐다면 흙과 나무를 훨씬 더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농업과 생명운동

도시에서의 농업도 여러모로 유익하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농업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농업은 도시에서 출발했다. 인류는 식량을 자급하기 위해 집주변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전문적으로 했던 사람들이 나가서 만들어낸 것이 지금의 시골이다. 도시농업은 음식물쓰레기의 처리와 대기 정화, 토지 정화, 그리고 에너지 절약 등의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주말농장, 수경재배, 한강고수부지 뿐 아니라 집 근처의 텃밭이나 테라스에서도 작은 규모의 농장을 가질 수 있다. 실제 서울지역에서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전체의 19%정도로 조사되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89년 후로 도시농업의 메카로 급부상해 현재 아바나인구 300만의 식량 중 90%를 도시 내의 농업으로 자급하고 있다. 흙이 있는 거의 모든 땅에서 농작을 하고 있는 아바나는 이로 인해 농업관련 직종에서 16만명의 고용창출도 이루어냈다.
생명운동이 지향하는 바는, 우리가 자연의 일원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자연과 함께 순환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흙냄새가 현대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재래식화장실이 더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명의 근원은 자연과 같은 색을 띄고, 같은 리듬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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