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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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신 까닭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4.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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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의 달 특집 - 원광대 원불교학과 박상권 교수



1916년 4월 28일 새벽,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인 일원의 진리를 대각하신 소태산 대종사.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면 길룡리 궁촌벽지에서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나이부터 우주와 진리 그리고 인생의 원리에 대한 의문을 품고 20여년의 구도과정 끝에 개벽시대 새 시대의 주세불로 이 땅에 오신 대종사.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이 개벽하자’는 말씀으로 이 회상의 교문을 여신 까닭은 무엇일까?
예전부터 개벽시대에 대해 비결처럼 내려오는 말로 ‘하늘과 땅이 맷돌같이 딱 붙어서 둘둘 갈아 가지고 천지를 일시에 개벽시켜서 악한 자는 죽이고 선한 자는 살리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대종사는 하늘은 정신문명을 말하고 땅은 과학문명을 이야기하는 말로, 앞으로 돌아오는 세상은 땅 운이 열려서 과학문명이 발달되어 전만고에 없던 물질문명을 개발시키고, 아울러 하늘 운이 열리어 도학을 발달시켜서 만고에 없는 정신문명을 개발시킨다는 말이라고 풀이했다.
과거에는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지 못하여 한쪽으로 조각난 문명이 되었지마는, 돌아오는 세상에는 도학과 과학이 어우러져 만고에 없던 참다운 문명세계가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참 문명 속에서는 마음 착한 자는 새 기운을 받아서 좋은 세상에 살게 될 것이요, 마음 악한 자는 새 기운을 잘 받지 못하여 좋은 세상을 살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정신문명과 과학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참다운 문명, 온 생령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낙원건설을 위하여 진리적이고 사실적인 종교의 교문을 열기 위함이다. 그리고 대종사는 이를 이루기 위하여 크게 네 가지 가르침을 펴신 것이다.
첫째는 일원상 진리이다. 이 일원상의 진리는 대종사가 스스로 대각한 진리로 모든 진리관이 일치되는 궁극적 진리관이며 진리적인 신앙의 대상이다. 그동안 인격적 신앙이나 형식적인 장엄신앙에만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우주의 진리 그 자체를 신앙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일원상 진리인 것이다. 우주의 진리란 무한하게 돌고 돌아 생생약동하는 하나의 큰 기운으로, 이 진리에 의해 만유는 생성하고 우주는 변화한다. 이 우주전체가 진리의 한 덩어리이다. 이 진리 속에서 죄와 복의 근원을 발견하는 것이 일원상의 신앙이다. 이 진리를 일원상이라는 하나의 상징적 표현으로 나타낸 것이다.
둘째는 사은을 통한 은혜의 발견이다. 사은은 일원상 진리의 구체적 내용이며 우주만유를 은에 입각하여 파악한 존재의 분류이다. 이 사은은 무한한 생성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서로 살게 해주는 관계, 없어서는 살수 없는 생존적 관계임을 알게 해준다. 이 사은에 대한 신앙은 사실적인 신앙의 면과 서로 살리는 윤리 면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사실적 신앙이란 어떠한 미신적 신앙이나 간접적 신앙이 아닌 사실적이며 직접적인 신앙을 말한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이 없이 길이 돌고 돌아 우주를 생성하기 때문에 사은과의 관계 속에서는 바로 인과의 원리가 작용된다. 그리하여 우리 행위의 선악여하에 따라 사은에서 사실적으로 죄와 복이 결정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사은은 이렇게 사실적으로 죄와 복이 나타나는 신앙의 근원을 제시한 것이다.
한편 사은은 서로 살리는 윤리이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의 성립부터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고 그 관계의 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피은, 즉 은혜 입은 관계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서로 살리는 윤리 속에 있다. 은혜 속에서 서로 살게 되므로 다시 은혜가 나타나게 하는 보은이 서로 살리고 서로 화하는 윤리가 되는 것이다.
셋째는 삼학의 공부법이다. 삼학은 일원상의 진리를 표준으로 하여 수행하여 가는 세 가지 공부방법이다. 이 삼학은 일원상 진리의 세 가지 공·원·정의 속성에서 유추된 수행법으로 우리 본성의 영역에서는 삼대력이 된다.
삼학은 수도와 생활의 일치 그리고 삼학병진의 수행이라는 면이 그 특징이다.
정신수양도 정할 때와 동할 때의 수양을 일치하게 하여 깊은 정신력과 가장 활동적인 생활을 아울러 하는 것이며, 사리연구도 우주나 마음의 깊은 진리와 가장 현실적인 인간사까지 철견하는 지혜를 얻자는 것이며, 작업취사도 종교적인 깊은 계율를 지키면서 가장 적극적인 정의 실천을 과감하게 하여 나간다는 의미에서 삼학은 수도와 생활의 일치라는 것이다.
아울러 삼학은 수양력과 연구력과 취사력을 어느 장소 어느 시간이든지 아울러 닦고 아울러 활용하는 전인적 수행법이다. 곧 정신의 안정과 참다운 지혜와 정의의 실천을 아울러 활용하는 인격형성의 방법이다.
넷째 사요의 실천과 확산이다. 사요는 무기력하고 차별에 얽힌 부패된 사회를 보다 참신하고 활동적이며 평등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형성의 원리이다. 사요가 확산되려면 개인의 자각과 사회적 평등이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의무와 책임을 자각하고 공익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 필요하며, 누구나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평등한 사회제도를 형성해서 큰 공익사회 평등사회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 네 가지 가르침을 토대로 새로운 문명세계 낙원세계를 만들고자 하신 것이 소태산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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