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을 찾아서-교법의 사회구현,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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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을 찾아서-교법의 사회구현,어떻게 할 것인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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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태생적으로 교법의 사회구현 위해 탄생한 종교
우리가 사회에 구현해야할 교법의 실체는 두말 할 것도 없이 대종사께서 제창하신 일원주의 사상이다. 정산종사는 도운편(道運編) 제24장에서 “옛날 초(楚)나라 사람이 실물을 하매, 초왕은 ‘초인이 잃으매 초인이 얻으리라’ 하였는데, 그 후 공자께서는 ‘사람이 잃으매 사람이 얻으리라’ 하셨고, 우리 대종사께서는 ‘만물이 잃으매 만물이 얻으리라’ 하시었나니, 이는 그 주의의 발전됨을 보이심이라. 초왕은 나라를, 공자는 인류를, 대종사는 우주 만물을 한 집안 삼으셨나니, 이가 곧 세계주의요 일원주의니라”고 말씀했다.
또 대산종사는 법어에서 “대종사님의 주의와 사상은 일원주의(一圓主義)요, 대세계주의(大世界主義)며 전체주의 (全體主義)요, 전생령주의(全生靈主義)이다. 이는 바로 이 세계를 낙원의 세계, 평등의 세계,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려는 것이다”라고 일원주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같이 원불교는 생태적으로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 탄생한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교의 영원한 화두가 ‘이뭣꼬?’, 기독교가 ‘쿼바디스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라면 원불교의 화두는 ‘어찌할꼬?’, 즉 ‘물질은 개벽되는데 정신개벽이 되지 않으니 어찌할꼬’ 하는 사회개벽의 당위성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역대 종법사들은 교법의 사회구현 과제를 들고 계셨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대종사는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을 제시했고, 정산종사는 8.15 해방 후 건국론(建國論)을 지으사,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고, 국방 건설 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써 그 결과를 얻어서 영원한 세상에 뿌리 깊은 국력을 잘 배양하자는 것이니라’고 밝혔다.
또 대산종사는 ‘내가 잘 살려면 먼저 이 세상이 좋게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 전염병이 만연되어 있는데 나 혼자만 그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면 이 세상을 좋게 하려면 어찌 하여야 할 것인가. 인격평등·지식평등·생활평등의 원만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교법의 사회구현에는 어떠한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9가지 원칙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법의 사회구현 9가지 원칙

▷정맥에 신맥을 대야
원각성존 대종사의 교법은 신맥을 통해서 전달된다. 대산종사는 법어집에서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 재주가 오래 가지 못하고 생명 없이 되고 마는 것은 정맥(正脈)을 대지 않기 때문이다. 주세불(主世佛)이 나오신 후에는 그 주세불에게 맥(脈)을 대야 힘을 탈 수 있다. 대종사님께서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정맥을 대고 혈성을 다하는 사람이 나의 참 제자이고 이 회상의 참 주인이라고 하셨다. 천하를 흔드는 별별 재주를 가졌다 하더라도 정맥을 안대는 사람은 별스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셨다.”

▷교단의 인정시스템 구축
교법의 사회구현에 앞서서 과연 정맥에 신맥을 대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증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정맥을 검증하는 인증절차의 표준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품질 경영에서 실시하는 바와 같이 ISO 9000 인증시스템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교법의 사회구현 연구회 설치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는 출가 재가를 막론하고 전 교단의 핵심역량을 집결할 수 있는 연구회가 필요하다. 즉 교도들을 직능단체로 구분하여 교수회, 변호사회, 세무사회 등과 같은 직능별 사회구현연구회를 구성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재가교도를 통해서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 필요한 자료를 법보시의 일환으로 콘텐츠보시를 장려한다.???

▷교법의 차별화
교법의 사회구현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것은 최종적으로는 교화와 연계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구현해야 하는 교법은 우리의 것이어야 한다. 타 종교와 차별화된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년에 전주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을 닦던 기독교 장로가 도로공사 중에 일원상 바위를 발견하였다. 그리고는 곧 바로 원불교에 그 바위를 기증하였다. 이와 같이 일원상은 그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원불교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 원불교가 사은 신앙 중에서 부모은이 있다고 해서 전국적인 효 운동을 아무리 전개한다 해도 남들이 그것은 유교사상으로 생각하지, 우리 교법을 구현했다고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법의 교재정비 필요
정산종사 경륜편 33장에 보면 “김대거에게 글을 주시니 ‘名大實小 後無可觀 最後勝利 實力位上’이라 번역하면 ‘이름만 크고 실이 작으면 가히 볼 것이 없고 최후의 승리는 실력이 위니라 하심이요’ 이어 말씀하시기를 ‘개인의 실력에는 3가지가 있으니 안으로 정력을 닦는 것과 진리를 연마하는 것과 계율을 바르게 가지는 것이요 교단의 실력에 세 가지가 있으니 안으로 교재를 정비하는 것과 교역자를 양성하는 것과 교단 경제를 안정케 하는 것이라. 우리 요인들과 우리 교단이 이 모든 실력을 잘 갖추는 동시에 안으로 서로 화합하고 밖으로 교우가 증가하면 교세의 발전은 스스로 그 가운데 있으리라’ 하시었다. 특히 이러한 교재개발에 재가교도들의 법보시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교단 인재양성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인재양성이 급선무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교법과 사회학을 두루 갖춘 인재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재가교도 중에서? 일반기업 명퇴자, 정년퇴임 교육자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양성분야로서는? 정신경영,? 가정평화, 청소년문제, 대학진학, 노인문제, 건강문제,? 명상요가, 환경, 소비자보호, 북한문제 등 교법의 사회구현이 좋은 분야에 치중한다. 이러한 교법의 사회구현의 중심 인재양성에 교단의 원광대학, 영산대학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협의기구 설치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한 핵심역량의 분산을 피하고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협의기구를 설치해서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고 상호협력과 연대의 의미를 강조할 필요성이 있다. 교단 내에서는 청운회 여성회 봉공회 은혜심기운동본부 환경연구회 새삶운동본부 사회개벽교무단 중앙청년회 남북한삶운동본부 등이 시민·봉공·복지·환경·통일 분야 등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교법의 사회구현 채널 다양화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 우리 교단이 가지고 있는 언론채널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울안신문, 원광, 원불교신문, 원음방송, 한방건강TV 등에 교법의 사회구현을 위한 지면이나 시간을 배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교화에 집중, 교법의 사회구현의 사례를 발굴하여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종교별 인터넷 사이트 수를 보면 개신교? 4016개, 불교 1132개, 천주교 881개, 유교 127개에 반해서 원불교는? 20개, 증산도 19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교법장사를 위한 창업개발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선 또는 명상학원, 분노학원 뿐 아니라 교법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재가 강사를 양성하여 주부대학·구청활용, 숙려기간 중 이혼 컨설팅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삼동원이나, 만덕산훈련원 같은 교단의 훈련기관을 ‘밥장사에서 법장사’로 전환하는 획기적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평상시 얌전하다가도 운전대를 잡기만 하면 돌변해 ‘통제불능' 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분노관리학원’이 미국에 등장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미국의 심리학자 스티븐 스토스니가 워싱턴 DC 인근에 설립한 곳으로 2001년 6월 문을 열었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주의 일부 판사들은 난폭운전을 하거나, 상대 운전자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해 도로에서 주먹다짐을 하다 적발된 위반자들을 이곳에 보내 의무 수강토록 하고 있다. 또 워싱턴 DC에 로드 레이저스란 학원도 개원했다. 운전 중 화가 났던 상황을 다시 생각하고, 화를 내고 난폭해진 것이 옳았느냐를 차분하게 생각하게 해 당시의 분노가‘공연한 일' 이었음을 스스로 알고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마음공부가 아주 좋은 텍스트가 될 것이다.
이 곳 기니비사우에선 마음 편히 있을 날이 없다. 계획을 짜 두어도 항상 ‘깜짝 놀랄 일’이 벌어져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한 해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해가 없었고 조용하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것이 이 곳이다. 1998,9년에 내전, 2003년에 이미 쿠데타가 있었고, 필자가 부임한 2004년에는 월급을 받지 못한 하급 군인 500명이 몰려가 군사령관을 죽인 일도 있었다. 2005년엔 18년간 독재를 하다 전쟁으로 쫓겨난 니노 전 대통령, 2003년 쿠데타로 쫓겨난 쿰바얄라 전 대통령이 출마를 하며 대통령 선거가 엄청나게 혼탁해졌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끝나고 정치도 좀 안정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야심찬’ 프로젝트 가동계획을 세워 실행을 막 시작하고 있는데 또 이번에는 세네갈과의 국경에서 반군들이 출몰해 난민들이 발생했단다. 처음에 기백명 선이던 난민이 반군과 정부군과의 충돌이 심화되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사태발발 후 보름 만에 거의 1만명에 달한다.
사태 직후 나는 직접 여러 현장에 다녀왔다. 아프리카는 아직도 농경중심의 가족사회라 대부분 난민들이 가깝던 멀던 친척집에 머물고 있었다. 난민이 많이 머물고 있는 가족은 무려 90여명의 난민들이 한 집에 묵고 있었다. 당연히 방이 없어 집 앞 뜰 맨 땅에 덮을 것도 없이 자고, 먹을 양식이 없어 어른들 대부분은 이미 여러 날을 굶었고 아이들만 하루 한끼씩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먹으며 연명하고 있었다.
너무나 처절한 상황을 목격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 익숙한 우리 유엔과 NGO 직원들은 무척이나 부산해졌다. 내가 일하는 WFP(유엔세계식량계획)는 긴급 식량과 구호품 수송지원, 유니세프는 물과 침구 등 필요물품, WHO(세계보건기구)는 의약품 지원, 국제적십자사는 현장에서 직접 난민들을 돌보는 등 긴밀하게 협조하며 신속하게 지원활동을 펴나갔다.
천주교 산하 NGO인 CARITAS 소속 수녀님들의 활동도 매우 돋보였다. 난민들 속에서 식량을 직접 나눠주고 환자들을 돌보고 잠자리를 만들어주느라 밤낮없이 맹렬히 활동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건 현장에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정작 대책을 강구하고 국민들을 돌봐야 할 이 나라 정부는 손을 놓고 이 회의, 저 회의 하면서 입씨름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난민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지원이 더욱 필요한 시기지만 기니비사우라는 나라가 워낙 변방에 있어 세계 유수 언론들은 전혀 관심도 없고 한 줄 기사도 안 난다.
필자는 CNN을 매일 같이 보지만 늘 이스라엘, 이라크 얘기지 기니비사우 얘기는 아예 없다. 우리 국제기구에 일하는 사람들은 종종 ‘CNN효과’에 대해 자주 얘기한다. CNN에서 보도하기 시작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이 생기고 지원이 물밀 듯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CNN이 보도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사태가 너무 악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태 초반에 그런 지원의 일부분이라도 들어왔더라면 훨씬 적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것이고 훨씬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의 재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터인데 말이다.
그래도 작년, 이웃 나라인 니제르의 대규모 기아사태처럼 4만여명의 아이들이 아사직전의 위기에 처한 후에야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대규모 지원이 시작되는 것 보단 아무쪼록 반군들이 하루 빨리 물러나 난민들이 무사히 고향에 돌아갔으면 좋겠다. 난민이 아니더라도 유엔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는 너무 많다.
유엔세계식량계획 (WFP)
기니비사우 프로젝트 총담당관
아직 겨울의 차가움이 채 가시지 않던 지난 2월 26일 아침에 저의 각시님, 도원 박병숙은 이승의 삶을 접고 고요히 깊은 잠에 잠겼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1976년 2월 26일인데, 정확이 30년이 지난 날에 떠나갔습니다. 같은 날 첫 만남과 영원한 이별을 맞게된 기이한 인연이더군요.
지난 5년이란 시간은 도원에게는 참으로 힘든 시련의 시기였습니다. 짧지 않은 그 세월을 참 잘 견뎌왔었지만, 지난 겨울철부터는 무척 힘들어했지요. 그 쇠잔한 손목으로 저의 목을 힘주어 감아주던 날들도, 우리가 마주 나누던 그 눈빛도, 이젠 가슴저린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수없이 되풀이하였습니다. 저의 해외생활 8년동안 우리 가족은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씩 만났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이별의 그리움과 재회의 기쁨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별은 재회의 기약이 아득하기만 한 기나긴 이별이 되겠군요. 그리움으로 마음이 가득한 날이면 청아 공원에 자리하고 있는 도원의 거처로 발걸음하겠습니다.
저의 각시님, 도원 박병숙이 이승을 떠나서 새로 가신 곳은 지극한 즐거움과 평화로 가득하고, 어둠은 없되 항상 밝은 빛으로 충만한 아미타세계라 하지요. 그리고 그곳에는 이미 먼저 떠나간 우리의 두 아가들이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로운 보호 아래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겠군요.
우리 아가들을 만나 얼마나 기쁘고 행복합니까.
그렇게도 보고싶어 그리워하던 아가들이 아닙니까.
언젠가 먼 훗날, 우리 모두다 그곳에서 재회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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