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바람이 다시 분다-민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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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바람이 다시 분다-민소연기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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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새 바람이 사뭇 위협적이다. 이번 인구주택총조사 종교인구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불교는 3.9%(40만 5천명)의 증가율로 비록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불교가 기존의 노후화 이미지를 탈피한 젊고 친근한 불교로 거듭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런 불교의 새바람은 세계불교청년포럼, 불자 락 밴드 음성공양법회, 불자가수회 등 젊은 불자에 의한, 젊은 불자를 위한 행사들과 함께, 템플스테이와 도심사찰개방 등으로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또한 이른바 ‘치마불교’로 불려올 정도로 여성불자 위주였던 불교계의 성별구성비도 변화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불교인구 중 남자 구성비는 49.7%로 1995년보다 45만 여명이 늘어났으며, 이는 여성종교인이 남성보다 6.6% 많은 한국종교계에서 이례적인 증가추세다.

인기 식지 않는 템플스테이
이러한 불교의 새 바람은 불교가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행인구의 증가에 따른 단순 사찰 방문객의 수도 현저히 늘었으며, 특히 웰빙 트렌드에 발맞춘 ‘템플 스테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종단의 적극적인 대처로 이제 이웃종교신자들도 거리낌없이 참가할 수 있는 수련프로그램이자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에 있어 필수 코스 개념으로까지 자리잡았다.
문화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5년 템플스테이 참여자는 52,504명(내국인 45,887명, 외국인 6,617)으로 '04년도 참여자 36,902명(내국인 33,695명, 외국인 3,207명)에 비해 42%가 증가했으며, 특히 외국인의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사찰생활을 체험하고 자신을 수련하던 초기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금강승 불무도(佛武道)수련(부산 범어사), 여유식(슬로푸드) 시범마을 체험(평택 수도사), 20~30대 남녀들의 인연만들기(고양 흥국사) 등 각 사찰 특유의 독특한 프로그램들을 운영되고 있어, 휴식과 함께 레져의 개념도 포함하고 있다.???
템플스테이의 식지 않는 열기에 힘입어, 전통문화와 수려한 풍경을 포함한 각 사찰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대산 월정사는 오대산과 사하촌까지 포함하는 지역에 수행과 명상, 웰빙체험, 지역특산물 판매 등을 망라한 ‘휴(休) 밸리’ 건립을 추진중이며,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는 “올해 전국 49개 사찰의 시설개선지원 사업에 관광진흥개발기금 35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불교 수행의 대중화
이러한 불교의 대중화와 발맞추어, 어렵다고 인식됐던 불교 수행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조계종이 2005년 5월 발간한 ‘조계종 수행의 길 - 간화선’은 생활속의 ‘화두’를 중심으로 마음의 평등일여(平等一如)한 경지에 다다르는 참선법인 간화선(看話禪)의 수행지침서다. 또한 조계종은 간화선을 지도하는 가칭 ‘선 지도사’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화선 지도자 교육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이는 보다 친근해진 불교의 이미지에 맞춰 종교적 내실을 기하는 목적으로 평가된다. 조계종 교육부장 법장스님은 이에 관해, “불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간화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종단이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현대인들이 종교에 바라는 휴식과 심신 수련의 의미를 충족시켰다. 간화선의 대중화는 내실있는 수행과 함께 불교에 대한 심도있는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찰만의 종교 벗어나
또한,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해 불교계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입을 통해 직접 ‘지지’ 입장을 표명했던 일에서도 볼 수 있 듯, 불교는 더 이상 산속 사찰만의 종교가 아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불교상담개발원, 불교환경연대는 각각 한국사회 내 복지, 상담, 환경 분야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와 심도있는 연구 ·실천으로 종단을 포함한 비영리 단체의 사회참여에 있어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창립되어 국내 여성리더십개발에 큰 획을 긋고 있는 불교여성개발원은 여성 교육 분야에서 높은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는 법정스님, 천성산 사태에 대해 단식을 감행한 지율스님, 인고의 수행으로 큰 추앙을 받는 성철스님 등의 지도자들은 복잡하고 이기적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종교의 의미, 불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군포교와 새싹포교
불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변화들은 종단의 포교방안에서도 잘 드러난다. 불교는 군인과 어린이에 대한 포교를 주요 종책으로 방점을 찍으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찍이 불교는 군대를 ‘포교의 황금어장’으로 판단, ‘모든 내무실에 법향을’ 이란 슬로건으로 군포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5년 9월 정식 출범한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이제 군대에서 불자가 된 전역병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어린이가 불교의 미래’라고 선포한 종단의 비젼에 따라, 98년 어린이 포교 전문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건립된 대한불교교사대학(부산소재) 서울캠퍼스가 올해 9월 설립될 예정이다. 서울캠퍼스 관계자는 “60명 정원으로 조계사 교육원의 강의로 시작하며, 활발한 포교가 예상되는 서울에서의 ‘새싹포교’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어린이 포교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름불교학교는 올 여름 200여 개 사찰 1만5천여 명의 어린이가 참가했으며, 알찬 프로그램을 위한 자료집, 찬불동요집 발행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민소연 기자 minso@ 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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