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인구 왜 줄었나?-민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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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인구 왜 줄었나?-민소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9.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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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개신교? 검증되지 않은 목회자의 자질,개교회주의와 개신교 대한민국,변화보다 시급한 것

‘열린 개신교?’
최근 몇몇 교파에서 ‘배타적인 개신교에서 열린 개신교로’라는 슬로건으로 종교다원주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배타적이며 폐쇄적이다. 지난 6월 열린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는 “개신교인들이 구약의 ‘오직 야훼’를 잘못 이해해 개신교를 배타적 종교로 변질시켰다”며 “이러한 무지는 개신교를 천박하고 저급한 사이비 종교로 전락시키고, 인류의 공적으로 만들어가는 자기 소멸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웃종교와 다른 교파에 대한 개신교의 배타성은 종종 심각한 사회문제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나친 전도 활동, 이른바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소음공해’ 라고까지 비난받고 있다.
1999년 7월 경기도 여주군에서 시작된 ‘단군상 훼손 사건’은 이웃종교에 대한 배타성을 뛰어넘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까지도 논란케 했던 사건으로, 최근까지 70여 개의 단군상이 목이 잘리거나 구멍이 뚫린 채 발견됐다. 또한 알려진 것만 150여 개에 이르는 교파끼리의 비난과 다툼은 지난 1월 일어난 ‘교회연쇄방화사건’과 같은 심각한 범죄를 낳기도 했다.

검증되지 않은 목회자의 자질
일각에서는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를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목회자’로 보기도 한다. 많은 개신교 교파들은 자기교파 목회자 수급을 위해 신학대학의 양적 성장에만 치중해왔다. 이는 신학대학의 교육의 질을 떨어뜨렸으며, 교육부에서 인가를 받지 않았거나 신학대학만 졸업하면 목사 안수를 주는 등 목회자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대원감리교회, 금란교회에 이어 최근 순복음교회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교회가 부자세습을 하는 등의 전근대적인 모습도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개신교의 치부다. 재산 은닉, 폭력 및 살인, 간통·강간 등 심각한 사회범죄를 저지르는 목사들에 대한 뉴스는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

개교회주의와 ‘개신교 대한민국’
2005년 CBS는 개신교의 시급한 개혁과제에 대한 조사결과로 ‘개교회주의 극복(34.8%)’, ‘교회 비리 해결(18.6%)’, ‘교파분열 해소(12.4%)’ 등을 내놓은 바 있다. 교회 스스로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개(個)교회주의’는 교회신자수와 헌금을 유지, 증가시켜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비리를 낳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에 관해 한신대 신광철 교수는 “지금의 한국교회는 오직 자기 교회의 복락만이 중요할 뿐, 전체 한국교회나 한국사회의 복락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몇몇 교회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부자 세습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개교회주의의 폐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서울시 봉헌 발언’을 계기로 논란이 된 사회지도층에의 영향력, 이름에 ‘악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로 자살·실업률이 증가했다고 주장한 ‘붉은 악마 개명 운동’ 등 이른바 ‘개신교 대한민국 만들기’는 이미 우리 사회와 화해할 수 없는 괴리를 낳았다.?

변화보다 시급한 것
최근, 한국 개신교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경재 한신대 교수는 “이제라도 한국 전통문화ㆍ종교와 대화 협력, 상호 배움의 길을 열어 가야 한다”고 말했으며, 박정신 숭실대 교수는 “교회가 세상과 거리를 두고, 교회와 세상 사이에 항상 긴장이 있게 해야 한다”면서 세속적인 성장주의로부터 벗어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영성프로그램의 보완, 봉사체제 구축, 성인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이웃종단에 비해 다소 늦으나마 종교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움직임이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개신교는 현대 종교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영성성과 투명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보를 종종 보여왔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이러한 과오에 대한 깊은 자기반성이다. 신학자 구미정 생명문화아카데미 원장의 “공룡은 언젠가 사멸하게 되어 있다”가 의미하는 점을 생각해볼 때다.?
민소연 기자 minso@ 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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