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맞은 장충교당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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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맞은 장충교당을 찾아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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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화를 이끌 꽃송이들의 잔치

생일은 매년 잊지도 않고 어김없이 찾아온다. 사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거나 자정이 지나면 확 변하는 것도 아닌데, 생일날 미역국을 먹고, 케이크 자르는 것을 왜 당연하게 생각할까? 우리가 특별히 그 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잔치를 벌이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이전까지의 나와는 또 다른, 한층 성숙하고 도약된 나를 전망하고 약속하는 기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생일을 기다리는 이유다. 이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은 서른 번째 생일, 장충교당은 지나온 길을 회고하고 걸어가야 할 길을 밝힌 잔치 한 마당을 펼쳐놓았다.



# 어제 비, 하지만 오늘은 맑음!


장충체육관을 조금 지나 교당의 위치를 찾고 있을 무렵, 환영한다는 어깨띠를 두른 교도님들이 보였다. 처음 찾아오는 사람들을 언덕 위 교당까지 안내하는 배려, ‘날씨 참 좋죠?’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장충교당 교도들. 아닌게 아니라 전날 우산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졌는데, 기념식이 열린 5월 13일은 따사로운 햇빛과 선선한 바람에 거짓말 같이 화창한 날씨였다. 오히려 전날 한바탕 쏟아진 비 덕분에 더욱 상쾌하고 맑아진 것이 그동안 장충교당의 복 지은 결과는 아니었을까? 교도들의 정성과 기다림에 더욱 믿음이 갔다.


사물놀이로 문열이를 한 기념식은 장충교당 역사 동영상 시청, 최준광 교도회장의 경과보고, 최이석 추진위원장의 ‘원불교 장충교당 30주년사’ 봉정식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특히, ‘30주년사’는 불과 이틀 전 발행, 봉정과 함께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여서 그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서울의 한 복판에서 교화의 새싹으로 조그맣게 돋아나 이제는 서울 중심 교당으로의 큰 나무가 된 장충교당. 장충교당의 30년은 창립유공인 김준엽, 이묘근, 김선원, 정지선, 양연원, 조명량, 이보인 교도의 혈심어린 시작을 발판으로, 초대 박명제, 2대 황영규, 3대 이영인, 4대 유현실, 5대 김제은 교무와 발맞추어온 신심 장한 교도들의 역사이자, 무성한 잎들이 달린 튼튼한 나뭇가지였다.



# 큰 나무로 자란 교화의 새싹


창립공로자와 역대 교무, 교당 출신 교무들에 대한 감사패, 선물을 전달하는 증정식이 이어지면서, 스크린은 장충교당이 걸어온 30년을 천천히 비춰줬다. 아, 저 때 저런 행사가 있었지, 참 젊을 때 모습이구나, 하는 소곤거림들. 이제는 교당과 교단의 기둥인 ‘부부단’이 힘을? 모아, 젊은 원불교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고 있는 장충교당의 교도들은 나보다 먼저 바쳐진 정성과 공심을 다시금 가슴에 새겼다. 먼 걸음 하기 어려워 이 날 함께 하지 못한 공로자에게는 다음 날, 익산의 ‘원광효도마을’을 직접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가까이서 직접 보고 느낀 30년을 회고하고, ‘중심이 잡혀있는 교당으로서 서울 교화의 중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이선종 서울교구장과 ‘장충교당’ 4행시로 좌중을 매료시킨 김성곤 국회국방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지고, 황도국 교화부원장의 설법이 시작됐다. 시종 웃음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역동적인 설법은 ‘30주년’이라는 느낌과 잘 어울렸다.?


누가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장충교당 30주년은 발 딛을 틈 없이 모여든 축하객들에 부응하듯, 푸짐하고 다채로운 공연들을 선보였다. 유현주 외 2명의 현악 3중주 ‘Fly to the moon'의 감미로운 멜로디에 이어서는 돌연, 색색의 가발과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네 명의 각설이들이 장내를 온통 흔들어 놓았다. 식순에도 없이 재미있으려고 의도했던 것이, 그만 아이들을 놀래켜 울게 만드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어 ‘1회 wbs 청소년 가요제’ 대상 수상자 이은향(종로교당) 교도의 노래와 또 다른 자랑거리 ‘장충교당 중창단’의 무대가 많은 박수와 환호로 이어졌다.



# 따뜻한 교당, 법대로 실행하는 교당,


공부하는 교당 이 날, 간이 의자를 놓고 구석구석 몸을 밀어 넣어 봐도 더 들어오지 못한 축하객들이 있어 장충교당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각 교당·기관의 교무, 교도 회장단, 단체장 뿐 아니라 오전 법회 후, 이웃교당 생일을 축하하러 온 교도들이 안팎에서 즐겁게 덕담과 웃음을 나눴다. 며칠동안 준비한 정성스럽고 푸짐한 식사를 함께 나누며, 생일 잔치는 단순히 누가 열고 즐기는 마당을 벗어나, 그저 교단의 또 하나의 경사를 함께 기리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장충교당 30주년 기념식을 장식한 많은 꽃들, 이 날은 또한 꽃들의 축제였다. 앞마당에 활짝 펴 지나는 이의 눈길을 잡는 보랏빛 꽃, 대각전 입구에 색색의 리본을 달고 서 있는 화환들, 그리고 옛 스승과 선진들을 위한 꽃다발. 하지만 무엇보다도, 서른 돌을 맞은 비전, ‘따뜻한 교당’, ‘법대로 실행하는 교당’, ‘공부하는 교당’을 통해 장충교당이 피워낼 탐스럽고 아름다운 서울 교화의 꽃송이들이 기대된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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