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에서 교화 기지개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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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에서 교화 기지개 활~짝!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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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장을 찾아서 / 19개월 동안의 리모델링 마친 잠실교당





“서울에서, 우리나라에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당이지요!”


1월 1일 신정절, 반짝반짝 유리알 같이 깨끗한 건물을 만져보고 쓰다듬으며 잠실교당 교도들이 입을 모은다. 한층 높아져 4층이 된 건물하며, 높은 천장이 시원한 대법당, 지하 식당은 개방형 부엌에 100석 넘는 테이블과 의자까지 모두 바뀌었다. 어르신들을 위한 안전한 엘리베이터와 엘리베이터식 주차장은 새로 생긴 시설. 산넘고 물건너서도 보일 것 같은 건물 전면 일원상은 그 크기만으로도 전국적으로 손에 꼽힐 듯. 더구나 2층 전체를 교도들의 모임방과 편안한 기도처로 꾸몄으니, 교도들 신나고 벅차는 마음이야 오죽할까. 19개월동안 인근의 임시 법당을 전전해온 잠실교당 교도들, 어차피 해야한다면 지금 우리가 하자는 장한 마음으로 결국 교당 전체 리모델링을 이뤄냈다.




# 기둥까지 뽑은 대공사


전임 교무가 증개축 허가를 받고 떠난 뒤, 김인경 교무가 부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교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었다. 2007년, 경제가 날로 바닥을 치고 있던 때였다. 지하 1층에 지상 3층 건물, 증축이든 개축이든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1년이 훌쩍 넘는 기간동안 교당을 완전히 비워야 했고, 골조만 남기고는 가운데 기둥까지 뽑아야 하는 대규모 공사였다. 이왕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집도 절도 없이 다만 부지런히 마음과 정성을 모으고 호소해야 했다. 분분한 의견과 장고가 이어졌다. 그러기를 수개월, 교도들은 결국 결심을 하고 손을 맞잡았다.


필요한 교당에 의자 및 집기를 희사한 뒤, 컨테이너 박스 네 개에 최소한의 짐만을 꾸렸다. 언제쯤 다시 꺼낼 수 있을지 기약도 없었다. 계획된 시간은 있지만 제때에 끝내기 위해서는 15억이 넘는 자금을 모아야했다. 법회 장소를 내어준 가락교당에서 300일 기도를 시작했고, 이창균(한림학교 이사장)·나현정 교도가 한림학교 시청각실이며 희사로 리모델링을 수월하도록 했다면, 난관에 부딪혀 갈팡질팡 할 때마다 말씀을 새겨 들은 잠실교당의 정신적 지주는 신경오·백기덕 종사였다. 교화나 교당 행사는 거의 하지 못했던 19개월, 그래도 이 선진들과 젊고 꾸준한 후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당과 교무들을 지켰던 것이다.


공사기간 동안, 김인경·김인선 교무는 인근 아파트, 김광은 부교무는 대치교당에서 내 준 방에서 살며 밤낮으로 생이별을 해야 했다. 공사현장으로 법회 장소로 출퇴근 하는 이 ‘이산가족’에게 설상가상, 환난이 닥쳤다. 2009년 7월, 폭우에 아파트 주차장이 내려앉아 2달 동안 물·전기·가스가 다 끊겼던 것. 주차장과 붙어있는 기계실이 붕괴되어 이른바 ‘피난민’ 생활을 해야했던 교무들, 그런데 이 상황을 전해들은 원불교 봉공회가 아파트 전 가구를 다니며 생수 서너병씩 전했으니, 무덥고 끈적이는 재해 현장이 곧 은혜의 씨앗 심고 가꾼 옥토였던 셈이다.




# 이산가족·피난민 생활에도 피는 은혜


1년 반동안 셋방 법회를 봐야 했던 잠실교당. 19개월만에 돌아온 즐거운 나의 집, 행복한 우리 교당이다. ‘오고싶은 교당, 편안한 교당’을 목표로 아이들을 돌보며 PDP로 법회를 보는 자모실, 탁구대와 관람석이 놓인 운동실, 교무를 통하지 않고도 편하게 기도도 하고 좌선도 할 수 있는 교도들 모임방이 이제 교화의 꿈으로 채색되고 있다. 장엄한 느낌이 들도록 옥상 높이를 6m까지 올린 대법당의 세련된 간접조명과 튼튼한 새 의자가 다시 교화의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결정과 공사, 이제 막 이사까지 마친 김인경 교무는, 1월 제주교구장 발령에 앞서 이내 다른 교무들의 자리가 될 생활관 창문 너머 눈 쌓인 거리를 바라본다.


“봉불식은 따뜻한 봄날에 여러 스승님들 모시고 하는 것이 좋겠지요? 덩그러니 집만 지어놓았지 교화 불씨가 약해 후임 교무님께 죄송스런 마음 뿐이네요.”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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