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마음, Wee 센터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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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마음, Wee 센터로 오세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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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을 찾아서 / 원불교 서울교구 동작교육청 Wee센터




“모래 위에 도은이가 놓고 싶은 피규어로 자유롭게 꾸며보세요.”


김현욱 교무(심리상담사)의 말에 도은이는 호랑이와 나무와 바위를 선택한다. 때로는 언덕도 만들고, 한 켠으로 강을 만들기도 한다. 원숭이 가족도, 아기곰들도 집을 지어줬다. 치료라기보다는 놀이처럼 즐기는 도은이. 엄마와 함께 동작 ‘Wee 센터’를 찾은 꼬마 손님이다.




# 교화와 제생의세의 장


유난히 추운 겨울이지만 서울회관 4층만 겨울을 비켜 봄인 듯 화사하다. 지난 11월 개관한 Wee센터에 학생들과 어린이들이 수시로 들락거리기 때문. 벽면도 차분하되 다채로운 파스텔톤으로 꾸몄고, 직접 굽는 와플 향기가 아이들을 먼저 맞는다. We(우리)+Education(교육)+Emotion


(감성)의 첫글자를 딴 Wee 센터는 둥근마음상담연구소가 동작교육청으로부터 수탁받은 청소년심리상담기관. 마음공부법을 실현하는 교화와 재생의세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미 교법에 다 밝히신 거라 무릎이 탁 쳐져요. 요즘 청소년들 프로그램들도 많아졌지만, 사례마다 만나는 이치 알아가는 재미에 함께 힘을 내지요.”


둥근마음상담연구소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정조련 센터장은 바쁜 와중에도 직접 면대면 심리검사와 상담을 진행한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기에 센터에서 소화하는 일정은 실로 엄청나다. 10과목 수업과 실습 후 청소년과 1:1로 만나는 ‘멘토’를 양성하는 둥근마음카운슬러대학 청소년상담 1기 심화 과정도 막바지, 3월 새학기에 맞춰 더 많은 청소년들을 만날 생각에 피곤해도 금새 활기를 찾는 그다.




# 꿈꾸는 아이들을 위하여


“이번에 시작한 Wee-Art&Sun School 프로그램이 효과가 좋아요. 청소년들은 상처받기 쉽지만, 관심을 갖고 정성을 쏟으면 그만큼 변화도 쉽게 맞지요.”


가출·폭력 등 교칙을 어긴 아이들이 일주일~10일간 Wee 센터에서 봉사활동과 미술, 선을 함께 하는 위-아트앤선 스쿨은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그램. 부모상담과 함께 이루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한울안생협에서 물건을 팔기, 한강변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게 하는 프로그램들과 상담과 선 등을 병행한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존재감을 갖게 하는 것이 청소년 상담의 출발점이기 때문.


“요즘 청소년들은 꿈이 없거든요. 몇몇은 대학입학만이 꿈일 뿐, 희망도 꿈도 없이 무기력해요. 그러다보니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만 추구하고, 절제를 모르게 되죠. 가족해체와 어른들이 롤모델이 되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겁니다.”


Wee센터는 그런 아이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부모와 자신을 분리하며 자존감을 높여주는 긍정심리학을 처방한다. 맑고 밝고 훈훈한 본래 성품 자리를 찾자는 교법에도 맥이 닿아있다보니, 상담사들 모두 마음공부를 체화하며 부단히 수행해가고 있다.




# 가족상담·성인상담도 병행


역할극 등으로 서로의 마음을 보는 가족 상담이나 깊이 있는 성인상담 등도 센터 내 둥근마음상담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Wee 센터는 ‘내게 필요한 일을 원불교에서 한다’는 반가움에 잠자는 교도와 교화대상자들이 종종 찾아오기도 한다.


“실패를 겪고 좌절감과 강박증에 교당에 안나오시는 40대 교도님이 찾아오셨더라구요. 위탁과정에서도 원불교 이미지가 한 몫 했었는데, 가족이나 친구가 교도라며 소개받아 오는 분들이 많으세요. 여기가 바로 교화장소구나, 해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지요.”


추운 겨울 뒤에 따뜻한 봄 오는 것이 천지의 이치이자 자연이듯, 센터는 오늘도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며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병든 마음을 치료하며 교법을 전하는 Wee 센터, 우리들의 병든 마음과 세상에도 이제 곧 파릇파릇 봄이 올 것이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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