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기운 흘러나오는 영성이 담긴 원불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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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기운 흘러나오는 영성이 담긴 원불교 건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4.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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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장을 찾아서 / 교당 증개축 중인 심림교당





뚝딱뚝딱 드르르륵. 신림교당의 일요일은 시끄러웠다. 평일에는 어린이집 수업 피하고, 주말에는 오전 법회 피하느라 큰 소리는 주로 일요일 오후에 낸다. 올 초 결정되어 3월부터 돌입한 신림교당 증개축 현장. 방학을 이용해 손을 댈 어린이집과 새로 고친 3층 대각전만이 4월 4일부터 법회를 보고 있을 뿐, 1·2층은 통째로 바꾸고 4층을 새로 올리느라 먼지 풀풀 날리는 신림교당은 지금 하루하루 변모하고 있다.




# 전주에서 장인들의 문살부터 날라와


“100주년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지요. 위치와 공간을 상업적으로 쓰려면 충분히 쓸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결국 영성적인 건물로 만들자고 모두들 동의했어요. 근처 숙박업소나 오피스텔, 식당, 쇼핑몰들이 많은데, 여기만큼은 맑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늘 향기롭게 깨어있는 건물로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똑 부러지는 목표가 있어도 마땅한 사람과 업체 찾기가 어려웠다. 옥상을 4층으로 새로 올리고 외관까지 완전히 바꿔버리는 큰 공사, 게다가 새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는 지역이라 랜드마크로 눈에 띄기 쉽지 않았던 조건. 모든 교도들이 발벗고 나서 김태완 대성교당 부회장을 찾아냈다. 한옥을 전공하고 공간미술을 실현하고 있는 그는 신림교당의 이러한 뜻을 충분히 이해했으며, 3월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전주의 문 짜는 장인들의 손을 거친 문살부터 날라와 대각전의 테마로 삼았다.


“건물 전면에 전통기와를 올려 눈에 띄게 할 거에요. 이 지역의 영성 문화를 이끌어가려면 원불교의 이미지와 잘 맞는 한옥이 제격이라고 생각했지요. 또 돌들을 넣어서 꾸미면서, 문앞에 LED로 ‘이 달의 법문’이나 교당 소식 등을 지속적으로 보낼 겁니다.”


어린이집, 학사 운영에 스카우트, 봉공활동 등 정신없는 중에서도 이선조 교무는 이번 증개축 계획을 짜느라 밤샘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동안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 공간도 나오고, 2층 다실·사경실· 교화용품센터·회화실·놀이실 등이 빼곡하게 들어선 선문화센터도 그 안에서 나왔다.


“2층 생활관이 4층으로 올라가고, 교도님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선문화센터에서 진행할거에요. 젊은 분위기인 선음악카페도 꾸밀 생각인데, 그것 때문에 요즘 어딜 가나 카페만 보이는 거 있죠? 호호”




# 영모전과 수양실로 대중에 가깝게


특이한 점은 4층 증축이 되어 올라가는 생활관과 함께 영모전이 들어선다는 점이다. 위패를 모셔 참배나 제사를 교당에서 함께 지내는 이 영모전이 들어서면, 그야말로 ‘요람(어린이집)에서 무덤(영모전)까지’가 한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교도들이 1박2일 정도 쉬어가며 교무들과 함께 생활해보는 수양실도 함께 꾸며 교도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5층인 옥상은 숨통 트이는 자연휴식공간과 봉공회에서 된장간장 담그는 작업실로 꾸밀 거에요. 엘리베이터로 옥상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하고, 지하를 공양실만이 아닌 교도들이 다양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홀로 쓸 수 있게 되겠지요.”


증개축 완료 예상 시점은 6월 20일 이후지만, 직접 안내하며 손에 잡힐 듯 생생히 묘사하는 이 교무와 교도들 덕분에 벌써부터 새 신림교당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신림의 규모와 내실 둘 다를 쉬는 법 없이 채워온 삼십년 역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히 이어지고 있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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