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의 대처, '공동체의식'과 '인간성' 회복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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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의 대처, '공동체의식'과 '인간성' 회복이 답!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6.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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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을 찾아서 / 자연에너지, 생태마을 투어 3편





완연한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중금마을의 첫 인사는 길가에 조르륵 붙은 문패였다. 마을지도와 함께 떡하니 이름 석자들 내건 범상치 않은 이 곳, 알고보면 에코홈닥터, 쓰레기 제로배출 등등에 앞장서오다 에너지자립마을로 정점을 찍은 명성 자자한 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2008년 짚으로 직접 올렸다는 초가모정과 함께 에너지카페와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이 눈에 띈다. 31가구 81명이 사는 작은 마을 한가운데에는 농약병, 농약봉지, 병뚜껑, 잡병류, 깡통, 플라스틱비닐 등등 열두 종류의 수거함이 꼼꼼하고 깔끔하게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이 중금마을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마을주민들과 함께 발의한 ‘마을 분리수거’. 빈병이나 폐품을 판매한 수익금은 마을 전체를 위해 쓰이고 있다.


시작은 이렇게 단순했다. 쓰레기를 태우지 않고, 분리수거를 위해 쓰레기를 줄여보는 것. 허나 이 작은 도전은 마을을 눈에 띄게 깨끗하게 만들었으며,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부쩍 커졌다. 회의를 통해 식물원, 치즈 가공 공장, 에너지 자립마을들을 견학했다. 대부분이 칠팔십대 어르신들, 허나 풍물패, 액맥이 정원대보름굿 등 자발적인 어르신들 모임들이 활발해지며 더불어 공동체 의식이 커나간 것이다.


“쓰레기 배출량이 2010년에는 40%, 2011년엔 70%에 이어 올해는 100%에 도전하고 있어요. 이 달성이 중요한 건, 우리 마을을 보고 인근 257개의 마을들로 쓰레기 제로운동이 확산되었다는 거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을 이끈 젊은 농부 김정흠씨, 그는 18년 전 20대의 젊은 귀농인을 자처하며 이 마을에 들어왔다. 숱한 마을이며 공동체에서 견학을 갈 때도 안내를 맡고 마을을 소개시키는 그의 집은 아예 ‘에너지 카페’로 조성되어 있다. 쉐플러 태양열조리기, 자전거 발전기, 태양열 온수기 등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인 마당은 물론,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꾸려진 정원은 예쁘기로 먼저 감탄을 자아낸다. 중금마을의 목표 역시 환경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마을 전체를 아예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자연과 사람들의 공간이 둘이 아닌 마을, 그것이 중금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이상향이다.


“그 다음으론 에코홈닥터를 시작했어요. 어려운 어르신 댁을 찾아 곳곳의 에너지 낭비를 진단하고 단열시공, 고효율 전구, 방풍실리콘 등으로 난방비가 확 줄었습니다. 노후주택의 에너지 효율 사업도 시도했구요. 절약 다음 단계인 에너지효율을 그렇게 만들어갔죠.”


에너지효율 다음이 재생에너지의 단계였다. 동네 특성을 분석해 풍력과 태양열이 제외되고, 적합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현재 이 발전기로 가정용 전력의 60%가 절약되고 있다. 물론 이 신재생에너지를 결정하는 과정 속에서 주민들과의 이해와 합의를 끌어내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허나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기후변화에 대처한다는 건 결국 공동체의식을 살리고 인간성을 회복해야 가능한 것이지요. 이와 같은 분위기로 점점 식량자급을 증대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며,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받아가는 농업의 녹색성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이 기후변화 대응 원칙의 마지막 단계이거든요”


치즈와 친환경 생산물을 주요 품목으로 탄탄한 경제자립을 완성해가고 있는 임실 중금마을, 허나 이 마을의 가장 특별한 점은 ‘절약 -> 에너지효율 -> 재생에너지 -> 농업녹색성장’이라는 코스가 공동체의식의 회복과 함께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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